9월이면 붉은 꽃무릇이 피고 남쪽지방에서는 꽃무릇축제가 열리기도 하는데 충남 보령군 성주산자연휴양림에서도 꽃무릇을 볼 수 있어요. 불갑사나 선운사처럼 넓은 군락지는 아니지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무릇군락지가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에요.

올해도 성주산자연휴양림에는 꽃무릇이 예쁘게 피었고 가을비치고는 세차게 내리던 날 꽃길을 걸으며 산책을 했어요.



성주산자연휴양림 입구에 가면 이렇게 꽃무릇군락지를 볼 수 있어요. 매표소 바로 앞에 군락지가 있고 매표소 안쪽은 유료주차장, 바깥쪽은 무료주차장인데 주차공간이 넉넉하지는 않으니 유료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휴양림을 돌아보며 함께 꽃무릇을 봐도 좋아요. 저는 꽃을 보고 나니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휴양림 산책은 즐기지 못했는데 날씨 좋은 날 가시는 분들은 휴양림까지 천천히 걸어보시길 바래요.



입구에는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전해지는 꽃무릇에 대한 이야기도 볼 수 있어요.

전설에 의하면 속세의 여인이 스님을 연모했고 맺어질 수 없는 사랑에 시름시름앓다 죽은 자리에 꽃무릇이 피었다고 해요. 이런 슬픈 전설때문인지 꽃말도 슬픈추억이라고 해요.

8월에 잎이 났다가 잎이 말라 죽은 후에 꽃대가 나오고 9월에 붉은 꽃이 피는데 꽃과 잎이 만날 수 없어서 상사화라고도 부르지만 7~8월에 피는 상사화와는 전혀 다른 꽃이라고 합니다. 또한 뿌리는 즙을 내어 단청이나 탱화를 그릴 때 방부제로 쓰기도 한다고 하니 사찰과 관련이 깊은 꽃인 것 같아요.



꽃무릇은 꽃잎 사이로 수술이 길게 나와 있어 꽃모양이 독특한데 산책로 옆 울타리에 이렇게 얼굴을 내밀고 있는 꽃이 있어 가까이에서 자세히 볼 수 있어요. 둥글게 하늘로 뻗은 수술을 살짝 만져보니 여리고 부들부들하기도 했어요. 강렬한 색 때문인지 강해보이는 꽃이지만 막상 만져보니 여린꽃이었어요.



꽃무릇군락지 위에는 소나무가 자라고 있고 소나무 그늘아래서 꽃무릇이 자라고 있는데 비바람에 꽃대가 한쪽으로 쓰러기지도 했어요. 비가 그치고 햇빛을 받으면 다시 일어설지 모르겠지만 비바람에 꾀나 힘겨워하는 모습이었어요.



이곳의 메인포토존이에요. 꽃무릇 사이에 달과 토끼조형물이 있어서 너무 예쁩니다. 이 공간에 있는 꽃은 볕을 가장 많이 받았는지 가장 먼저 피었던 꽃이라 조금씩 마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사진을 찍기에는 무리가 없고 아래쪽에 아직 피지 않은 꽃대가 있으니 이번 주말에도 예쁜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여나 꽃 속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울타리를 넘어 안쪽으로 들어가는 분들은 없겠죠? 많은 사람들이 예쁜 꽃을 볼 수 있도록 하고 꽃을 보호해야하니 울타리를 넘어 가지 말아주세요.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았어요. 꽃이 좀더 빼곡했으면 좋았겠지만 충남에서도 이렇게 꽃무릇군락지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산책로가 있으니 꽃밭을 훼손하지 않고 둘러볼 수 있고 숲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평일이고 비 내리는 날씨여서 꽃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는데 간간히 저처럼 산책나온 분들을 볼 수 있었어요. 유명 관광지처럼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곳인 것 같았어요. 빗소리 들으며 천천히 걷는 산책길은 나름 분위기 있고 좋았어요.



주변을 둘러보니 붉은 꽃들이 가득했고 연두빛줄기에 붉은 꽃한송이가 매력적으로 피었어요. 꽃무릇을 보고 휴양림까지 산책해보려고 했지만 빗줄기가 강해져 휴양림 산책은 하지 못했어요. 

성주산자연휴양림 안쪽에는 캠핑장 및 야영장, 어린이놀이터, 산림욕장, 산책로, 등산로가 있으니 꽃무릇군락지에서 꽃을 보고 안쪽에서 휴양림을 즐겨보세요. 꽃은 이번주까지는 예쁘게 피어 있을 것 같아요.


성주산자연휴양림
충남 보령시 성주면 화장골길 57-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