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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 건강한 가을 나도록

2023.09.15(금) 09:56:43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 9일 저녁 당진천변을 걸으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 9일 저녁 당진천변을 걸으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밤에만 볼 수 있는 화려한 조형물

▲ 밤에만 볼 수 있는 화려한 조형물

산책로 양쪽으로 풀이 무성하여 제초작업이 필요해 보였다.

▲ 당진천 산책로 양쪽으로 풀이 무성하여 제초작업이 필요해 보였다.


들판에 벼는 하나 둘씩 연합하여 고개를 숙여가고, 하늘은 유난히도 푸르고 높은데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뭉게구름 관찰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한 가을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보자고 젖은 수건을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목에 두르는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었는데 이제 밤낮으로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 외출할 때는 반드시 가디 건을 챙기게 되고, 여름 내내 발밑에 천덕꾸러기가 되어 패대기 쳐져있던 이불은 초 밀착 한 몸이 됩니다.

날씨가 서늘해진 탓인 지 한동안 주춤하나 싶었던 코로나19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두문불출하는 지인들에게 ‘어찌된 일이냐’ 안부를 물으면 어김없이 누군가는 두 번째, 누군가는 벌써 세 번째 감염이 되어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세 번째 감염으로 한 주간 고생했다는 한 지인과 마주 앉았는데 “얼마나 아픈 지 내 인생 처음 응급실에 실려 갔다. 아이를 낳는 고통 다음으로 힘든 시간이었다”고 고백하는 이분의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한 주간 못 본 사이에 살이 쭈욱 빠지고 낯빛도 창백합니다.

다른 한 분도 온 가족이 하루 이틀 시간차를 두고 감염이 되는 바람에 학교도 못가고 있고,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아빠도 출근도 못하고 있는데다, 엄마도 너무 아프니까 식사준비를 못해 번번이 배달음식을 먹다보니 이래저래 가정경제가 휘청거린다며 걱정합니다.

여기저기서 하소연을 듣다보니 미리미리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됩니다. 한동안 챙겨먹는 것이 귀찮아 구석에 방치해 두었던 영양제도 챙겨 먹고, 평상시보다 운동량도 늘려 건강관리에 힘을 써야겠다 다짐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달과 별이 창창하게 빛나는 밤마다 썰렁한 운동장만 휘잡아 돌다가 정신적인 힐링도 할 겸 풀 숲, 징검다리,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고 중간중간 끊기던 산책로가 이전과 달리 온전히 개통되어 요즘 시민들이 즐겨 걷는다는 당진 천을 지난 9일 저녁 찾아 걸어보았습니다.

세상이 조용해진 시간, 귀 기울이지 않으면 낮 동안에는 들을 수 없었던 물소리가 수년 전 입대하여 6주 훈련을 마치고 마주 한 부모를 향하여 냅다 ‘충성’을 외치던 우리 집 장남 목소리처럼 대차게 흘러갑니다.

언제 건너도 정겨운 징검다리, 건널 이유가 하등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한 번 짚어보게 되는 징검다리! 혹여 실족하여 빠질까봐 아닌 척 하면서도 내심 정신 차려 눈 크게 뜨고 건너게 되는 징검다리는 여전히 정겹습니다.

이날도 걸으면서 건강을 지키려는 많은 시민들이 양팔을 앞뒤로 흔들어가며 경쾌하게 걷는 모습이 어두운 밤 잠 안자고 꼬리지느러미 연신 흔들어대는 물고기들과 제법 닮았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렸었는데 맨발걷기 효능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한 시민은 출발하여 되돌아오는 내내 맨발입니다. 천변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지점에서는 혹 유리라도 밟을까 염려가 되어 추가 설치를 기관에 건의해보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그런 분 안계시겠지만 천변에 무심코 술병 내던졌다가는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산책로 양쪽으로 펼쳐진 풀이 늘어져 맨살을 간지럽힙니다. 금세 무성하게 자라나는 풀들을 매번 관리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법도 합니다. 곧 제초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인다고 하니 불편하더라도 기다려야겠습니다.

밤에 찾아 걸으니 달과 별을 헤일 수 있고, 화려한 불빛 품은 조형물들 만나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면서 몸과 마음이 힐링을 입었는 지 한결 가볍습니다. 컴퓨터, 텔레비전 앞에서 씨름하는 가족들에게, 그리고 지인들에게 권면하여 다음에는 꼭 함께 걷자고 해야겠습니다.

‘재산을 잃으면 적게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은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건강은 누가 지켜주는 것 아니고 스스로 챙겨야 할 몫입니다. 참 걷기 좋은 가을입니다. 각자의 형편에 따라 밤이든 낮이든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면서 건강한 가을 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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