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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 사업 안 했으면 서운할뻔 했어

부여스타일 마을만들기 첫걸음 사업 성과 보고회 현장.

2023.08.20(일) 16:43:37충화댁(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건 해서 뭐 한대유."
"난 안 혀유. 나는 빼고 혀유."

마을 사람들은 '마을 사업'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고 틈만 나면 밭으로 달려가 일만 하려고 했다. 평생 논과 밭에서 일만 하던 시골 사람들은 변화보다는 지금 그대로 살기에 만족했다. 마을 사업이란 마을이 지나온 과정을 재조명하고 마을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공동체를 회복하는 일을 말한다.

작년 8월부터 예정된 부여스타일 마을 만들기 첫걸음 사업(부여 지역공동체 활성화 재단 대표 장종익)은 천재지변(수해)을 시작으로 구구절절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그 끝에 도달했고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부여문화원 소강당과 전시실에서 성과보고회를 열었다. 부여군 외산면 비암리(배미실 마을)와 은산면 나령리(안나마리)는 마을 이야기와 동화책, 그림그리기, 목공예, 마당극 공연 등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성과를 부여 사람들에게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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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업에 관련된 두 마을을 이장들과 군의원들과 지역 공동체 재단 대표, 부군수 등을 초청했다.
마을 사람들의 서툴고 어설픈 솜씨에 격려와 찬사를 보내준 사람들 덕분에 마을이 살아날 조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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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을 동화책과 이야기책을 만들었다. 
70년을 함께 정답게 살고 있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반딧불이 살림살이'라는  그림동화로 엮었고 '옛날이야기를 하면 몸땡이가 따가워' 라는 제목의 이야기책도 발행했다. 마을 주민들이 구술한 이야기에 직접 삽화를 그려 넣는 작업을 하는 동안 마을 사람들의 관계는 한층 도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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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은산면 나령리 마을에서는 목공과 우드버닝을 배워서 작품을 전시했다. 마을 분들이 직접 작품 설명과 마을 소개를 하고 있다.
은산면 나령리는 나팔형의 명당에 반딧불이가 사는 마을이라 마을 키워드를 '부여에서 첫 나팔을 부는 반딧불이가 사는 마을'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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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외산면 비암1리 추대창(70) 이장은 부여에 몇 되지 않는 여자 이장으로서 마을 사업을 추진하는 동안 어려웠던 모든 일을 감수하고 감싸면서 마을의 화합을 이끌어 냈다. 비암리 풍물을 발굴하고 마당극을 연습하는 전 과정을 세심하고 따뜻하게 챙겨서 마을 주민들의 끈끈한 동지애와 성취감을 맛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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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주민들이 직접 낭독하고 있다.

처음 해보는 일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 마을 사업을 하는 동안 사람들은 용기가 생겼고 연습을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구술 기록 전문가가 기록하고 낭독은 마을 주민들이 해냈다. 제삼자를 통해 듣는 '나의 이야기'에 나와 남이 다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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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다람쥐 잡고 진달래 따 먹으며 온 마을의 산과 들을 뛰어다니면 놀았던 기억을 되살려 이야기책을 낭독하는 부여 은산면 나령리 주민 김영국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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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농경 문화의 정서가 유전자에 각인된 민족이다. 장구 가락만 있으면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구전으로만 전승된 외산면의 풍물을 재현해 마을 사람들의 호응과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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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외산면 비암리 주민들의 마당극 공연 전 리허설 모습.

마당극을 비롯한 모든 마을 사업에 반기를 들고 나가는 주민을 설득해서 공연을 올리는 과정을 즉흥적인 대사와 몸짓 연기인 마당극으로 엮었다. 대본에 대사가 있어도 배우가 즉흥적으로 대사를 할 수 있는 것이 마당극의 매력이다. 무대에 처음 올라 당황한 배우가 대사를 잊어버려도 상황에 맞게 에드립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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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스타일 마을 만들기 사업의 성과로 풍물과 마당극 공연을 끝내고 마을로 돌아 온 주민들이 마을 회관 앞에서 뒷풀이를 하고 있다.

처음 도전하는 풍물과 마당의 매력에 푹 빠진 외산면 비암리 주민들은 마을로 돌아와 늦은 저녁까지 풍물을 치고 마당극에 대한 뒷이야기를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하고 합창대회를 하는 동안 친구들과 보이지 않는 우정이 싹트고 끈끈한 동료애가 생긴다. 함께 울고 웃으며 땀 흘려가며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 동안 반목의 벽은 허물어지고 사람들 사이에 살갑고 훈훈한 관계가 이어진다. 

부여 외산면 비암리와 은산면 나령리의 부여스타일 마을 만들기 첫걸음 사업의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림에 숨은 재능을 발견한 비암리 이안복 주민은 이 사업의 가장 큰 혜택을 보았다고 자평했다. 매일 그림을 그리는 일에 재미있고 잘 그렸다는 자녀들과 지인들의 칭찬을 들으며 실력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 대사를 알려주며 공연했던 마당극을 공연하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생전 처음 알게 되었고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열망을 보이기도 했다. 과정이 쉽지 않았던 만큼 결과가 보람이 있었고 성공적인 마을 사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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