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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폭 병풍에 담긴 금강산의 사계

섬세한 손길로 그려낸 민화의 아름다움

2023.05.23(화) 17:46:25당진시대(d911112@naver.com)

12폭 병풍에 담긴 금강산의 사계 사진



“살다 보니 어느 시점에서 인생을 끝맺으며 정리해야 하는 시간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저에겐 의미가 있는 당진에서 전시를 열었죠. 성원에 감사하며, 앞으로 우리 민화를 많이 아껴줬으면 합니다.”

박근자 작가의 회고전 ‘민화 그 소망의 숨결’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당진문예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렸다.박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에서 서양화과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호서고에서 미술 교사로 지난 1973년부터 1976년까지 근무했다. 동료였던 고광일 지리 교사와 결혼 후 서울로 떠났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잠시 붓을 놓았다.

아이를 키우고 숨을 돌릴 수 있을 때 박 작가가 다시 그린 그림은 전공했던 서양화가 아닌 민화였다.그는 “민화는 우리 몸에 녹아 있는 것”이라며 “민화에서 다루는 소재들을 어렸을 때부터 접해왔기에 익숙했다”고 말했다. 1999년에 개최한 전시 도록에도 박 작가는 “그림을 전공하고 색과 선, 공간의 미학에 대해 생각하며 지내오는 동안 조금씩 가슴벅찬 아름다움, 생활의 어우러짐, 그리고 이름없는 장인들의 인내에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따.그렇게 박 작가는 민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모란꽃과 십장생, 시원한 연당과 물고기, 풀과 곤충, 새 등의 그의 붓끝에서 태어났다. 그렇게 평생을 작업한 민화 작품이 회고전을 통해 전시됐다. 회고전에는 약 20여 개의 작품이 전시됐다. 12곡의 병풍에 담은 대작도 여럿 선보여졌다. 그중 <금강산도>와 <정조 화성 능행도>는 관객을 압도했다.

12폭 병풍에 담긴 금강산의 사계 사진



작품 <금강산도>에는 아름다운 절경의 표상을 진경시대의 제한적 기법으로 그려졌다. 금강산의 사계절 전경을 12폭의 파노라마로 담아 낸 작품이다.한편 <정조 화성능행도>는 역사서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이 역시 거대한 12폭 병풍에 표현됐다. 화면의 구성이 웅장하며 세부 묘사는 정교하다. 어디에도 붓 날림 하나 없이 깔끔한 작품이다. 또한 안정감있고 온화한 색채가 사용돼 궁중행사도의 품위까지 더해졌다.

한 폭의 그림을 그리는 데만 하루 6시간씩 5개월을 쏟아야 한다고. 이렇게 정교한 기술로 표현된 작품들이 전시돼 민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박 작가는 65세에 암을 발견하고 그동안 5년 동안 다시 작품 활동을 멀리해야 했다. 조금씩 건강을 되찾으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이전만큼 대형 작품을 만들어 낼 순 없었다. 암 수술 후에는 주로 베갯모를 그려왔다.

12폭 병풍에 담긴 금강산의 사계 사진




작품 설명에 따르면, “사람은 인생 1/3 동안 잠을 자고 이때 베개와 함께한다”며 “베개가 없으면 잠을 이룰 수 없기에 고맙고 소중한 물건”이라고 말한다. 이어 “원앙침, 봉황과 공작, 십장생, 모란, 벚꽃, 무궁화, 수복문자 등 다양한 베갯모의 무늬는 꿈을 현실로 이뤄내는 염원의 표현”이라며 “그 아름다운 염원은 곧 현실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박 작가의 베갯모는 마치 손으로 한 땀 한 땀 뜬 것 같이 살아 있다.

색 역시도 곱고 화려하다. 그는 “75세에 이르니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색 조화가 나왔다”고 말했다.“전시 오프닝에 오랜 제자들이 많이 왔어요. 당진은 제가 젊었던 20대 때 10대의 아이들을 가르친 곳이면서 가장 작품 활동을 열심히 했던 곳이에요. 이곳에서 회고전을 열어 의미가 큽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민화가 많이 알려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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