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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다 보면 떠난 사람이 돌아오지 않을까요?”

면천지역 소식지 <나무를 심는 사람들> 발간

2023.05.23(화) 17:43:14당진시대(d911112@naver.com)

“나무 심다 보면 떠난 사람이 돌아오지 않을까요?” 사진



시골을 등지고 도시로 사람들이 떠났다. 활기차던 시골 동네가 조용해졌다. 이제 ‘지방 소멸’을 논하는 시대가 됐다. 시골에서 사는 사람도, 시골을 떠난 사람도 자신의 터전이 사라질까 걱정한다. 하지만 소멸을 막을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그래서 ‘나무를 심는 사람들’은 생각했다.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처럼 마을에 나무를 심자고. 마을이 황폐해져서 사람들이 떠난 마을에 한 사람이 꾸준히 나무를 심어 마을에 물도 흐르고 울창한 숲을 이룬 소설의 내용처럼 우리도 뭐라도 심자고. 그렇게 처음 심은 나무인 마을 소식지 <나무를 심는 사람들> 창간호가 발간됐다. 면천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모인 글과 사진이 소식지에 가득 담겼다. 

“면천을 보여주고 싶어요”
면천은 당진에서도 살고 싶은 동네로 꼽힌다. 산이 있고 물이 있다. 오랜 설화와 역사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한 두견주가 아직도 빚어지는 곳이다. 지금은 조용한 시골 동네가 됐지만, 한때는 번성했던 곳이다. 면천읍성 안에서 오일장이 열렸고, 학교에는 학생이 넘쳐 오전과 오후로 나눠 수업했다. 그 빈자리를 새로운 사람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미술관이 들어섰고, 차례로 책방과 잡화점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카페와 공방, 식당에 출판사까지 생겨났다. 

면천에서 나고 자란 것은 아니었지만 이 동네를 진심으로 애정했다. 이곳에 살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서로 챙기기 바빴다. 맛있는 것이 있으면 나눴고, 지역 일이 생기면 머리를 맞댔다. 얼마나 면천에 진심인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만든 모임이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다. 

나무를 심는 사람들 첫 창간호 
나무를 심는 사람들은?나무를 심는 사람들의 이름은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나왔다. 소설 속 한 사람이 마을을 살렸다면, 이들은 앞으로 마을을 가꿔가자는 마음에서 ‘심은’이 아닌 현재 진행형인 ‘심는’으로, ‘사람’이 아닌 ‘사람들’로 지어졌다. 일명 ‘나심사’에는 6명이 속해 있다. 진달래상회 대표 윤미경 씨와 책방 오래된미래 대표 지은숙 씨, 미인상회 대표 이정은 씨, 덕부엌 대표 이덕순 씨, 면천에서 블루베리와 무화과 농사를 짓고 있는 박미현 씨가 함께한다. 그리고 아이를 데리고 두 달 살이에 나설 정도로 면천이 좋은 유은정 씨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나무 심다 보면 떠난 사람이 돌아오지 않을까요?” 사진

“나무 심다 보면 떠난 사람이 돌아오지 않을까요?” 사진 

“힘내요” 응원에서 신문까지
이들은 면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아니다. 박미현 씨는 “도시에서 오래 살다 아이들 건강 문제로 시골 살이를 고민했다”며 “지인 소개로 면천에 와서 지금은 블루베리와 무화과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지은숙 대표는 책방이 하고 싶어 용기를 냈고, 윤미경 대표는 책방을 보고 잡화점을 문 열었다. 이정은 씨는 조용한 곳을 찾았고, 이덕순 씨는 그저 시골에서 파스타를 만들며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서로 알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이웃이 더 오래 면천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에 응원하고 챙겼다. ‘힘내요’라는 말이 꼬리를 물며 나심사까지 오게 됐다.  

“좋은 이웃이 되어주자!”
처음엔 수다 떨고 밥 먹는 모임이었다. 하지만 만나다 보니 이 좋은 면천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웃이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지은숙 씨는 “좋은 사람이 되려면 좋은 사람 옆에 가서 살면 된다는 말처럼,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 주는 모임을 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임을 만들고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소식지와 영상이 먼저 제안됐다. 

마침 당진남부사회복지관(관장 김창희)에서 주민이 스스로 지역의 문제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 모임을 구성하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었다. 손발이 맞았던 나심사와 당진남부사회복지관이 인연을 맺었고, 복지관이 소식지 제작을 지원했다. 

“나무가 번져가길”
소식지 <나무를 심는 사람들>은 계간지 형식으로 발행된다. 봄에 나온 이번 호를 시작으로 여름과 가을에도 발행될 예정이다. 소식지 1면은 면천진달래민속축제 사생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기지초 4학년 우희윤 학생의 작품이 담겼다. 그리고 면천의 볼거리인 골정지 소개, 덕부엌 이덕순 씨가 면천에서 자리를 잡아 갈 수 있었던 이야기, 오래된미래 지은숙 씨의 면천이 되살아나는 이야기 등이 있다. 그리고 박미현 씨의 면천 육아·교육 정보까지. 글 한 줄, 사진 한 장에도 면천을 향한 애정이 감춰져 있다. 계간지 외에도 마을을 위해 다양한 나무를 심을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을 축제나 장터도 고민 선상에 올랐다. 윤미경 씨는 “지금 우리가 심은 나무가 자라, 이곳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이 됐으면 좋겠다”며 “‘시골에 가면 할 게 없어’가 아닌 어디서나 할 수 있는 학원, 문방구 등을 면천에 문 열고 그렇게 점점 더 살기 좋은 곳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이번 호에는 면천읍성 안의 이야기를 주로 다뤘지만, 앞으로 한 발 더 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성 밖에 있는 사람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요. 나무가 점점 번져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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