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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소소한 행복 누려 건강한 새해

2023.01.13(금) 11:05:10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사람향기]소소한 행복 누려 건강한 새해 사진



“어머니, 제가 생각하는 세상 낙이 뭔지 아세요?”
“게임을 실컷 하는 거? 아니면 피자를 먹을 때? 규카츠 먹을 때?”
“아니에요, 따뜻한 침대에서 실컷 자보는 거에요. 게임도, 피자도, 값비싼 규카츠도 잠을 충분히 자고 나서야 즐겁고 맛있는 거죠. 그러니 토요일만큼은 저로 하여금 세상 낙을 누릴 수 있도록 깨우지 말아주십시오.”

늘 새벽부터 시작되는 일상에 심신이 지쳐갈 무렵 아이들 등교도, 온 가족 출근도 하지 않는 토요일, 해가 중천에 뜨도록 잠을 자고나면 한주간의 피로가 사르르 풀리며 소소한 행복을 느꼈던 것을 기억하며 녀석의 말에 가차 없이 동의했습니다.

요즘 방학을 맞아 평상시 토요일만 누릴 수 있었던 세상 낙을 종종 누리는가 싶더니 그동안 거칠고 야위었던 얼굴에 기름이 좔좔 흐르고 광채가 다 납니다. 체력적으로도 빌빌거리며 입맛 없어하던 녀석이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태만하거나 방종하지만 않는다면 녀석이 말하는 자신만의 세상 낙을 가끔은 누리며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 낙을 누린다는 것은 심신이 충전되고 있음을 말해주니까요.

세상 낙, 그러니까 당신은 언제 소소한 행복을 느끼십니까? 동네사람 몇몇 붙들어 물었더니, 어린아이를 키우는 한 전업주부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집안을 깨끗하게 정리한 후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 창가에 앉아 달달한 마카롱 하나와 드립커피를 한 잔 마실 때”라고 했습니다.

너무나 뻔하디 뻔한 답이 나올 것을 알면서도 3월 결혼식 준비에 한참 열을 올리고 있는 동네 총각에게 물으니, “아시잖아요. 그냥 함께 있기만 해도 행복한 거.” 역시나 뻔 한 답을 하며 함께 듣고 있던 중년여성들로부터 부러움의 야유를 받습니다.

손자손녀 둘을 돌봐주고 있는 한 할머니는 어린이집 차량에서 내리는 아이 둘을 받으면서 “울 애기들이 할머니 사랑헌다고 험서 이렇게 앵기고 뽀뽀해 줄 때 그렇게 행복햐” 이를 경로당 다녀오시다가 들으신 할머니 한분은 “나는 사랑이고 뽀뽀고 다 소용없고 그저 이놈의 무르팍 몸땡이나 안 쑤시믄 살겄슈” 라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좋아졌다는 현대 의술도 어찌할 수 없는 통증이 할머니의 행복을 앗아가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어떤 아빠는 “아내랑 둘이서 밥먹다가 타지에서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주말에 와서 함께 밥먹을 때”가 그리 행복하다고 하고, 직장다니는 한 가장은 “온 식구가 잠들어 조용할 때 집중해서 영화 한편 감상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방학을 맞은 한 여고생은 “우리 엄마한테는 비밀인데요, 매일 매일 새벽까지 이불속에서 친구랑 카톡할 때요.”라고 귀에 대고 속삭여 줍니다. 이 여고생이 말하는 행복은 어머니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이겠습니다. 그래서 자식 키우는 입장에 서서 그 여고생 귀에 대고 똑같이 속삭여 줬습니다. “엄마한테는 반드시 비밀로 할테니까 그 행복은 주말에만 만끽해주렴.”

길어야 2년 살 수 있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남은 시간이 두 달도 채 되지 않는 암 말기환자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소소한 행복을 느끼시는지 조심스럽게 여쭈니 “아침에 눈을 떴을 때요. 또 하루를 나에게 허락하신 신에게 감사하고 감격하며 행복하지요.” 건강은 잃었지만 행복할 수 있는 권리만큼은 잃지 않은 그분의 답변이 다행스럽고 감사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스스로 측정하는 지수가 행복지수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삶의 만족도, 미래에 대한 기대, 실업률, 자부심, 희망, 사랑 등 인간의 행복과 삶의 질을 포괄적으로 고려해서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이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신에게 시간을 쏟아라, 흥미와 취미를 추구하라, 밀접한 대인관계를 맺어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라, 현재에 몰두하고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말아라, 운동하고 휴식해라, 항상 최선을 다하되 가능한 목표를 가지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이래라 저래라 딱딱한 조언을 따라 행복해져보려고 조목조목 분석하고 따져가며 노력하는 일 자체가 어쩌면 더 스트레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참조만 하면 좋겠네요.^^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이지만 누군가는 그저 아프지만 않다면 그것이 행복이고, 누군가는 뭘 하지 않아도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고, 누군가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실컷 늦잠 한 번 자보는 것이 행복이고, 누군가는 아침에 눈을 떠 하루를 또 살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입니다.

인터뷰를 해보니까 각자가 느끼는 행복이 커다란데 있지 않고 대부분 참 소소함에 있음을 알았습니다.

바쁜 일상 가운데 놓치기 쉬운 행복, 바쁜 중에도, 그럴 수 없는 중에도 틈틈이 나만의 소소한 행복을 찾고 기꺼이 누림으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새해 한 날 한 날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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