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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서로에게 '희망상자'

2022.12.23(금) 15:11:38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22일 오후 서산 한 영화관에서 서해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영화 관람할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대기하고 있다.

▲ 22일 오후 서산 한 영화관에서 서해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영화 관람할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대기하고 있다.

▲ 당진 한 교회에서 기아대책과 함께 마련한 희망상자가 로비에 쌓였다. 오는 27일 지역 복지재단에 기탁하여 꼭 필요한 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다.

▲ 당진 한 교회에서 기아대책과 함께 마련한 희망상자가 로비에 쌓였다. 오는 27일 지역 복지재단에 기탁하여 꼭 필요한 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다.


당진 시골 한 작은 교회 현관에 ‘희망상자’가 높이 쌓였습니다. 성도들이 ‘따뜻한 희망상자 캠페인’에 참여한 것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향한 성도들의 마음으로 모은 기금에 기아대책이 후원한 물품이 더해져 개당 10만 원 상당의 ‘희망상자’ 63개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NGO-교회-지자체가 협력하여 지역사회 취약계층 및 위기가정에 식료품, 생활용품 등이 포함된 생필품 키트를 지원하는 것인데 생계유지 와 정서적 지원과 함께 희망을 전하자는 취지입니다.

상자를 열어보니 온기를 더해 줄 작은 담요부터 김, 견과류, 고추장, 밀키트 등 다양한 먹거리와 치약, 샴푸 등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들을 살뜰히도 챙겨 담았습니다.

주변에 우선 급한 위기가정을 추천받아 전달하고 남은 희망상자는 다가오는 화요일(27일) 당진 복지재단에 기탁하여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가정에 전달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관계자가 말해줍니다.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22일 오후 찾아 본 서산지역 한 영화관에 책가방을 둘러멘 어린이 관객들이 대기실에 가득합니다. 한 어린이를 붙들고 인터뷰를 해보니 서해지역아동센터에서 공부하는 어린이들입니다. 모처럼 만의 외출인데다가 요즘 뜨고 있는 ‘아바타’를 관람할 생각에 들떠 기다리는 시간마도 지루한 줄 모르겠다고 답해줍니다.

다음날 인 23일 오전 아동센터 관계자와 전화인터뷰를 해보니 어제가 센터 어린이들이 한 달에 한 번 문화생활을 누리는 날이었습니다. 연말을 즈음하여 어떤 기관이나 단체, 혹은 기업에서 후원을 받아 진행된 것이려니 싶어 여쭈니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뜻밖에 하소연을 듣습니다.

여타 복지시설에는 인건비와 운영관리비등 항목별로 분리되어 지원을 받고 있지만 아동센터는 인건비와 프로그램운영비가 통합으로 지원이 돼 선생님들 최저임금을 맞춰주고 남은 금액으로 문화생활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니 여유롭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뮤지컬도 보고 싶어 하고, 연극도 보고 싶어 하고, 놀이공원도 가고 싶어 하고, 어제처럼 영화도 더 자주 보고 싶어 하는데 현실적으로 재정이 충분치 않다보니 늘 안타깝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의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라고 규정은 해 놓고 정작 중요한 재정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센터의 고충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도 미안하고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입니다. 아동센터의 역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재정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해 보였습니다.

건강도 사업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한꺼번에 닥쳐 그야말로 사각지대에서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 가정을 찾아 ‘희망상자’를 직접 전달해보았습니다. 난방비를 아끼느라 바닥이 냉골입니다. 냉장고도 텅텅 비었습니다. 물품을 정리해 주고 나오는데 깡마른 두 볼에 흐르는 눈물이 고마운 마음을 대변해 줍니다.

“우리 할머니는 몸이 아프셔서 저랑 영화 보러 올 수가 없대요. 매일 매일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공부도 안하지요, 친구들이랑 재미있는 영화도 보지요, 맛있는 콜라랑 팝콘도 먹지요.” 자세한 사정은 모르나 할아버지 할머니랑 산다는 어린이가 영화관 로비에서 만나 싱글벙글 웃으며 천진난만하게 해준 말이 자꾸만 귓가에 맴돕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맹렬한 추위 속에 이런 저런 어려움을 당해 가까스로 버텨내고 있는 이웃들을 향하여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우리가 그들에게, 서로서로에게 ‘희망상자’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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