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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도 비장애인도 아닌 경계선 지능인을 아시나요?

2022.10.14(금) 19:02:09관리자(djnews@hanmail.net)

장애도 비장애인도 아닌 경계선 지능인을 아시나요? 사진


느린 학습자, 인지기능 결함..학습부진, 소통 등 어려움 느껴
법적인 제도 전무에, 보여주기식 지원만..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지적장애인과 비지적장애인 사이의 경계에 있어 국가로부터 최소한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느린 학습자인 경계선 지능인이다. 

IQ 71~84에 해당하는 경계선 지능인은 일반인 평균 IQ 100과 지적장애로 분류하는 IQ 70 사이에 있는 사람들로, 장애도 비장애도 아닌 중간 영역에 속한다. 이들은 인지기능의 미세한 결함으로 학습능력, 어휘력, 인지능력, 이해력, 대인관계 등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 

현재 우리나라에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지능의 정규분포에 의하면 경계선 지능인은 전체 인구 중 14%(약 80만 명)를 차지할 만큼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경계선 지능인은 보기에는 지적장애와 달리 티가 잘 나지 않기에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생활하지 않는 이상 구분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경계선 지능인과 그 가족들 또한 학습의 부진,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 소통의 문제 등의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개념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경계선 지능인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성장기를 보내는 경우가 많으며, 학교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해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경제적 자립이 필요하지만 부족한 인지능력으로 인해 취업하기에 쉽지 않으며, 남성의 경우 군대 문제, 여성의 경우 성범죄에 노출되기도 한다.

실제로 군대 입대 전까지 자신이 조금 느리다고만 생각했던 이창갑(25, 당진시) 씨는 방역 판정검사에서 경계선 지능을 진단받았다. 진단을 받은 이후 한동안 방황했던 이창갑 씨는 현재 경계선 지능인에 대해 알리기 위해 당진시의회를 비롯한 여러 토론회에 참석하며,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체계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경계성 지능인에 대해 알리기 위해 당진시의회를 비롯한 여러 토론회에 참석하며, 체계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이창갑 씨(25,당진시)

▲ 경계선 지능인에 대해 알리기 위해 당진시의회를 비롯한 여러 토론회에 참석하며, 체계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이창갑 씨(25,당진시)


이창갑 씨는 “사실 말하지 않는 이상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남들은 성장하는데 나만 중학생에 멈춘 듯한 느낌”이라면서 “지금은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사비로 자세 교정, 코칭 등 상담을 받고 있으며, 느린 학습자 공부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몇 지자체에서 하는 대안은 보여주기식의 지원이다. 이를 통해 달라지는 것은 있겠지만 현재는 주변에 시스템이 많지 않기에 전부 개인의 몫”이라고 지적하며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인식이 가장 중요하고, 행정적인 이해가 시급하다. 실질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부서를 정하고 관련된 부서와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진시지역아동센터협의회 현천순 회장은 “대부분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학업을 시작하면서 본인이 조금 느리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초기진단이나 균형 잡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12개 지역아동센터에 전문인력을 배치해 일대일 케어가 확대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일부 지자체 조례 재정 통해 지원체계 마련
당진시, 소관부서 없어 실태파악 어려워

지난 2월 당진시지역아동센터협의회는 프로그램 진행 전 경계선 지능이 의심되는 아동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당진시 전체 지역아동센터 보호 아동 329명 가운데 60명의 아동을 추천받아 경계선 지능연구소에 경계선 지능 선별체크리스트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60명 중 86.7%에 해당하는 52명의 아동이 경계선 지능 또는 경도 지적 장애를 가졌을 것으로 의심돼 선별된 아동의 종합심리검사실시를 권유받았다. 

이처럼 검사 결과를 통해 당진에 숨은 경계선 지능인이 많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지만, 당진시는 현재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실태조사는커녕 관리부서가 없어 현실적인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실정이다. 

다만, 당진시 여성가족과에서 경계선 지능아동 맞춤형 사례관리 서비스와 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하는 나답게 크는 아이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숨어있는 경계선 지능인을 찾고, 적절한 지원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이에 지난 21일 평생학습과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윤명수 의원과 최연숙 의원 또한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실태조사와 그에 따른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명수 의원은 “경계선 지능의 원인이나 예방법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고, 질병의 개념도 아니라 이들이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면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초중등교육법 제28조 학습부진아에 대한 교육을 개정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수도권 외에는 변화가 없는 것 같다. 당진도 실태조사를 단 한 차례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연숙 의원 또한 “당진시 평생학습과가 중심이 되어 경계선 지능인과 관련된 추진체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당진시 오세영 평생학습정책팀장은 “일부 지자체의 조례 제정, 업무 등을 파악했을 때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업무를 평생학습과에서 소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현재 명확하게 정해진 부분은 없지만, 당진시교육지원청 그리고 청소년 재단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서 앞으로 경계선 지능인 실태조사와 그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년재단 김종만 사무처장도 “청소년 대상의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사업 수행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례나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좋겠다”면서 “경계선 지능인의 발달 특성이 무엇인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보완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평생학습과와 긴밀하게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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