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리랑카에서 온 마두샨 씨와 니푸니 씨의 전통혼례식을 보러 명재고택을 찾았습니다. 근로자와 유학생으로 한국에 와서 생활하는 두 사람은 그동안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면서 한국과 스리랑카의 가교 역할을 담당해 왔는데요. 전통혼례식을 통해 한국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전통혼례를 올리기에 앞서 먼저 명재고택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가이드 역할을 맡았는데요. 모두 한국어가 능숙해서 저의 설명을 귀담아들으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명재고택을 관람했습니다.



명재고택 안채가 공사 중이라 전통 한옥의 멋스러움을 모두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사랑채의 멋스러운 풍경만으로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나중에 코리아 드림을 이루면 한옥처럼 멋진 집을 짓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저 또한 가슴 뿌듯했답니다.



전통혼례식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는 명재고택의 풍경을 바라보며 한국에서의 생활과 전통혼례식에 참가한 소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명재고택을 처음 방문한 스리랑카 부부와 가족들은 초대에 감사하며 기념사진을 찍기에 분주했습니다.



논산시가 주최하고 문화재청과 충청남도가 후원하는 <옛집, 좋은 날에 만나다> 행사는 명재고택의 주관으로 5월 5일 어린이날에 열렸는데요. 전통혼례를 재현한 행사에 외국인 부부가 주인공이 되어 신랑과 신부는 물론 하객으로 참석한 방문객들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겨울에는 우즈베키스탄 유학생들이 신랑과 신부의 역할을 맡았는데요. 이번에는 진짜 부부가 전통혼례식을 올리게 되어 행사의 분위기가 한층 고취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주인공으로 참석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신랑이 신부의 집에 기러기를 드리는 전안례로 시작해서 점촉(촛불점화), 교배례, 서천지례, 서배우례, 합근례 등 한국 사람이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우리의 전통혼례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참고로 전통혼례의 절차는 거례선언을 시작으로  축가 → 점촉 → 신랑입장 →교배례→서천지례→서배우례→합근배례→서부모례→성혼선포 →대 하객인사→축원덕담→성혼행진 순서로 진행됩니다.



신랑의 형님과 형수가 부모의 역할을 담당해서 인사를 받고 행복하게 잘 살라며 축하의 말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전통혼례를 지켜보던 방문객들도 박수와 덕담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옛집, 좋은 날에 만나다> 전통혼례식의 축하 공연은 '큰댁어울국악단'이 맡았습니다. 춘향가 중 사랑가와 가시버시 사랑, 그리고 밀양아리랑을 비롯한 민요 메들리로 전통혼례의 흥을 한층 돋우기도 했습니다.



신랑 마두샨 씨와 신부 니푸니 씨, 그리고 행사의 진행을 맡아준 모든 분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전통혼례식을 마쳤습니다. 5월의 푸르고 싱그러운 날씨처럼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한국에서의 좋은 추억을 마련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