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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마지막을 어떻게 보낼까!

2021.12.24(금) 09:39:24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 사진 왼쪽부터 당진 삼선산수목원 내 시니어커피숍에서 만난 안경숙, 김정자 어르신.

▲ 사진 왼쪽부터 당진 삼선산수목원 내 시니어커피숍에서 만난 안경숙, 김정자 어르신.

▲ 12월 16일 당진 사신다는 어르신들이 삼선산수목원에 나들이를 나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12월 16일 당진 사신다는 어르신들이 삼선산수목원에 나들이를 나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2월 16일 꽤 쌀쌀하다 느껴지는 오후 구수한 청국장을 점심으로 대하고 마침 근처에 있는 당진 삼선산수목원을 찾아보았습니다. 평일이어서인지, 날씨가 추워져서인지, 코로나가 극성이어서인지 여느 때 평일보다도 더욱 한산해 위 아래로 여유 있게 조성된 주차장이 나뭇잎 떠나보낸 벌거숭이 나무마냥 쓸쓸해 보입니다.

햇살은 좋은데 바람이 차게 느껴지니까 평상시 그냥 지나치곤 했던 실내수목원 문을 별 기대감 없이 빼꼼이 열고 들어가 봅니다.

“오 마이 갓! 아름다워라!”

애기동백꽃이 아름드리 피어나 반깁니다.

“이것이 여우 꼬리풀이래요. 강아지풀이랑 똑 닮았는데 색깔만 달라요!”

분홍빛 여우 꼬리풀이 꼬리를 흔들며 유혹해대니 안 넘어갈 수 없습니다. 주저앉아 한참을 쓰다듬어 주고 나서야 일어납니다.

백량금 붉은 열매가 다닥다닥 열려 정열을 불태우고, 백합과 만년청 붉은 열매도 생김새가 범상치 않아 사진 속에 담습니다. 아담하고 소박해 보이는데 오래간만에 한 바퀴 돌아보니 또 새롭고 하나하나 그냥 지나치지 못해 꽤나 오랜 시간을 머물게 됩니다.

실내수목원을 돌아 밖으로 나오니 옷깃이 자동으로 여며지며 시니어 어르신들이 만들어주는 따뜻한 커피가 생각나 방문해봅니다.

매주 목요일마다 출근한다는 김정자(73세), 안경숙(74세) 어르신이 언제나처럼 참 친절하게 맞아줍니다. 주문하는 즉시 능숙하게 커피를 뽑아냅니다.

“어이쿠! 하트도 그려 넣으셨네요?”

“그럼요, 다 배웠죠. 예쁘게 못해서 그렇지. 호호호”

“일하시는 모습이 너무 멋지세요.”

“여러 노인들에게 기회를 고루고루 줘야 하니까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만 참여하고 있어요. 어쩌면 매일 출근하라고 그러면 부담이 될 수도 있겠어요. 한 번이니까 오히려 기다려지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호호호”

소녀 같은 웃음을 웃는 이 어르신들이 당차게 일하시며 노년의 때를 참 아름답게, 건강하게, 멋지게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커피 잔을 다 비우고 밖으로 나서니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 요란합니다. 염색을 해 숨겨 그렇지 누가 봐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방문자센터 앞에 마련된 크리스마스 포토존을 발견하고는 소녀가 되었습니다.

“웜마! 이쁘다야! 우리 여기서 사진 한방 찍자!”

소녀웃음 웃는 이분들 다 같이 냉큼 앉으시라 해놓고 봉사 차원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내내 웃음소리 멈추지 않아 이분들 웃음도 함께 찰칵 담았습니다. 춥다고 아랫목 이불 속 파고들어 뒹굴 거릴 수도 있는데, 여기가 아프네, 저기가 아프네, 내 몸 아픈 것만 묵상하며 우울해 할 수도 있는데 이불 박차고 나와 친구들과 함께 나와서 맛있는 밥도 먹고 자연 속에서 활기찬 오후를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이 참 보기 좋습니다.

우리 인생의 노년의 때를 이분들처럼 잘 마무리해야 후회도 없고 그 삶이 빛이 나듯이 한해를 어떻게 마무리 하는가도 참 중요합니다.

곧 새해를 앞두고 있는 이때,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서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 여겨집니다. 어떤 책을 보니까 법륜스님은 연 초에 세웠던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가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저 멈추지 않고 꾸준히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묵묵히 목표를 향해 가다보면 어느새 달성하는 날도 오리라 여기면서요.

“진정한 자유와 행복은 본인이 자기 삶에 대해서 만족하고 보람 있게 느끼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기 인생의 성공입니다. 그러면 눈을 감을 때 후회도 없고 아쉬움도 안 남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의해 내 행복이 판가름 나는 것 아니고, 내 삶에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며 사는 것이 진정한 자유고 행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찰 어쩌고 하면 괜히 어렵게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내가 왜 그랬을까’ 스스로 가슴 치며 후회하는데 그치지 않고 바꾸거나 개선하면 되고, 부족하다 여겨지면 차차 채워가면 되고, 만족한다면 목표를 향해 멈춤 없이 그대로 주욱 이어가면 되겠네요. 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과 그저 살아 있음에 감사하면서 말이에요.

2주도 채 남지 않은 2021년, 훈훈하게 마무리 잘 하시고 다가오는 새해에도 독자 여러분들의 가정과 사업장 위에 행운과 평안이 가득가득 넘쳐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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