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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배려는 사소하지만 위대한 것

2021.07.01(목) 12:02:09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주야간 요양원에 근무하다보니 좀처럼 얼굴보기 어려웠던 한 지인이 요즘 새벽을 깨워 울며 기도합니다. 사정을 들어보니 사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장이 어려움을 당해 직원 월급으로 나온 돈까지 차압을 당했다면서 자신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두 달 넘게 월급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3년 가까이 일한 퇴직금도 못 받고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했습니다. 돌보고 있는 어르신들과도 정이 들어 어지간하면 견뎌보려고 ‘늦어도 좋으니 언젠가는 밀린 월급을 주겠다는 공증을 해달라’고도 부탁했지만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기약조차 없이 자꾸만 월급 지급하는 일을 미루는데도 불구하고 나이가 많은 요양사들은 그만두지도 못하고 발이 묶여 있는 분들도 여럿 있다고 했습니다.

회사의 사정으로 월급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그만 둔 것이니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동안 실업급여라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는데 그마저도 협조해 주지 않았다고. 어린 초등학생 아이 셋을 키우면서 부부가 열심히 일해도 늘 빠듯한 살림이었는데 두 달 넘게 월급을 못 받으니까 생활이 말이 아니라는 사연이었습니다.

당진지역에서는 이름만 대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꽤나 유명한 곳에서 힘이 없는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우롱하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좀 어려워도 언젠가는 주겠다는 약속만 해주면 일하겠다며 어렵다는 사장 입장을 배려했는데, 업체측에서는 당장 한 푼이 아쉬운 노동자를 배려하는 모습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어서 당진시를 관할하고 있는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임금체불에 대해 신고할 것을 안내해주고 돌아서는데 참 안타까웠습니다.

지난 금요일 맞벌이인데다 최근 둘째까지 출산한 딸을 도와주려고 네 살 박이 큰 아이를 돌봐주고 있는 언니에게서 톡이 왔습니다.

여러 가지 지병이 있어서 몸은 늘 지쳐있었지만 출근하고 없는 아빠, 조리원에 들어간 엄마의 빈자리를 메워주려고 갖가지 놀이를 함께 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다 하게 된 숨바꼭질놀이.

“00가 숨어, 그럼 할머니가 찾을게.” 그렇게 큰소리로 열을 소리 내어 세고는 안방 문을 열어보았는데 숨지 않고 거기 서 있었더래요.

“00야, 왜 숨지 않고 여기에 있는 거야?”

“제가 꽁꽁 숨으면 할머니가 못 찾아서 속상할까 봐요.”

이렇게 답하는 아이를 꼭 안아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네 살 짜리 아이에게서 60 넘은 할머니가 배려를 배웠습니다.

어학사전을 찾아보니 배려는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쓴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형편상. 사정상 어찌 할 수 없는 것은 그렇더라도 충분히 배려해 줄 수 있는 것조차 ‘나몰라’라 하는 것은 노동자에 대한 존중은커녕 힘이 없는 약자니까 무시하는 것으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습니다.

“네 형제의 소나 양이 길 잃은 것을 보거든 못 본 체하지 말고 너는 반드시 그것들을 끌어다가 네 형제에게 돌릴 것이요” 신명기 22장 1절에서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갈 것을 권면하고 있네요.

“제가 꽁꽁 숨으면 할머니가 못 찾아서 속상할까 봐요.” 어린 아이의 한마디 말 속에서

‘배려는 사소하지만 위대한 것’이라고 정의한 한상복 작가의 말이 깊이 와 닿습니다. 사소한 배려가 자꾸만 쌓여서 누구라도 참 살맛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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