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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못 만나니께 답답해서 환장허는 줄 알았슈"

2021.06.25(금) 11:47:57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 경로당프로그램활성화지원사업이 재개된 6월 21일 오후 1시 당진시 채운동 신당진이안아파트 GX룸에서 대한노인회 당진시지부 오기옥 강사가 어르신들을 상대로 건강체조실버라인댄스를 지도하기에 앞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 충남인터넷뉴스(http://www.shanews.com)

▲ 경로당프로그램활성화지원사업이 재개된 6월 21일 오후 1시 당진시 채운동 신당진이안아파트 GX룸에서 대한노인회 당진시지부 오기옥 강사가 어르신들을 상대로 건강체조실버라인댄스를 지도하기에 앞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모습. 


[사람향기]"못 만나니께 답답해서 환장허는 줄 알았슈" 사진



21일 오후 1시 신당진이안아파트 GX룸에 어르신들이 하나 둘 입장합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건강체조교실이 문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노인회 당진시지부에서 나온 오기옥 강사님은 경로당프로그램활성화지원사업 일환으로 일주일에 세 번 어르신들이 계신 곳을 찾아다니며 건강체조실버라인댄스를 가르쳐 드리고 있습니다.

오래간만에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된 어르신들은 수업이 시작 한참 전에 미리 와서 에어컨도 틀고 창문도 모조리 열어 제껴 안전한 수업을 준비합니다.

그리고는 반갑기가 한량없는 강사님과, 또 어르신들끼리 다들 어떻게 살았느냐, 건강하기는 한 거냐, 누구는 딸래미가 수술을 해서 병간호해야 해서 오늘 못 온다 하더라 는 등의 소소한 소식을 서로 나눕니다. 안타까운 소식에는 “워찌야 쓴데유~!” 하며 더없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화답하고, 행복한 소식에는 “세상에나 참말로 잘했구먼유!”며 함께 기뻐합니다.

이날 출동한 오기옥 강사님은 수업에 앞서 “오래간만에 어르신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까 차를 운전해서 오는 동안 내내 가슴이 콩닥거렸다.”면서 반가운 마음을 전합니다. 강사님도 어르신들한테 하고 싶었던 말이 꽤나 많아 보입니다. 귀를 쫑긋하고 들어주시는 어르신들에게 친정엄마를 찾은 딸처럼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아주 한참동안이나 소상히 말씀드립니다. 어르신들은 댄스도 댄스지만 이렇게 소통하는 시간이 매우 소중하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그렇게 드디어 시작된 수업에 어르신들은 자리를 정돈하고 다소곳이 앉아 강사님을 따라 고개를 좌로, 우로, 때로는 빙그르르 돌리기도 하며 어르신들에게는 발음도 잘 안 돼는 ‘스트레칭’이라는 것을 따라 하는데 오래간만에 움직여볼라고 하니 ‘아고고’ 소리가 절로 나면서도 저마다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가득합니다.

어르신들은 이 시간이 꿈만 같습니다.

한 어르신은 “생각 해 보유. 젊은 사람들이야 핸드폰이로다가 연락 했샀고 그러지만은 우덜 같은 노인들은 그것이 안 되니께 얼매나 답답했겄슈. 텃밭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좀 낫제. 그마저도 없는 사람은 그냥 만날 텔레비전이나 보고 눠있는 것이 일이고, 내가 이러믄 안 되제 싶으면 기냥 나와서 아파트나 돌고 그랬쥬. 나와도 이야기 할 사람이 없으니께 환장허는 줄 알았슈. 오늘 이렇게들 만나서 얘기 허니께 살맛이 난다니께유.”

이분들은 운동을 마치고 모두 경로당에서 2차 모임을 갖기로 합니다.

이정자 경로당 회장님은 “밥을 해먹는 것은 여전히 안 되고 이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예방접종 한 사람은 모일 수 있어요. 못다 한 이야기 경로당으로 이동해서 실컷 나눠야지요.”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만 으로도 위로가 됩니다. 참 행복해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금세 주름 한 줄 걷어진 것 같습니다.

사도신경에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라는 대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소통, 교제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코로나19로 인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얼굴을 마주 대하며 소통하는 일에 제약이 따르는 서글픈 현실이지만 오늘 어르신들의 환하디 환한 얼굴을 보며 희망을 엿봅니다. 시간 제약도 없이, 밥을 해먹으면 된다, 안 된다 는 등의 어떤 제약 없이 어르신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자유롭게 하루 종일이라도 함께 맛있는 식사도 나누고, 부대끼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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