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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 “넘치거든 나누는 지혜가 필요해요”

2021.05.27(목) 08:57:24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 사진은 한 지인이 미처 나누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다가 유통기한이 지나 먹을 수 없게 된 밀가루 봉지들.

▲ ▲ 사진은 한 지인이 미처 나누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다가 유통기한이 지나 먹을 수 없게 된 밀가루 봉지들.



당진시에 귀농하여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귀농귀촌협의회 김승현 회장은 “더러 자기들끼리 부딪혀서 상처가 난 것도 있지만 오늘 아침에 낳아 싱싱한 것이니 주변 분들과 나눠 먹으라”면서 요즘 몸값 좀 하는 달걀을 여러 판 묶음으로 건넵니다.

동네 앞에서 작은 텃밭 하나 빌려 농사짓는 한명숙 씨는 “심은 상추가 넉넉하니 나누고 싶은 분들에게 나누라”면서 커다란 봉지를 건넵니다. 구룡리에서 1500평 농사짓는 김순례 씨도 “상추를 나누라”며 들고 와 몇배로 푸짐해졌습니다.

주말 방문한 서산에서는 장양희 씨가 “보기에는 가늘고 색깔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 밭에 심은 6쪽마늘쫑이니 이웃과 나누어 먹으라”며 넉넉히 건넵니다. 석문면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면서도 짬짬이 밭농사를 짓는 신해남 씨도 “시내 나오는 길에 들렀다”며 싱싱하고 통통한 마늘쫑을 커다란 상자에 한가득 담아 건넵니다.

“우리 아파트 근처에서 형님네가 농사짓는데 일 도와드리고 얻은 열무가 너무 많아서 갖다 놓았으니 나누세요.”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어르신도 집 앞에 갖다놓고 문자를 남겼습니다.

그렇게 주말동안 집 앞에 달걀이, 상추가, 열무가, 마늘쫑이 한 가득입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의 고마운 마음이 모여져, 필요한 주변분 들에게 출처를 밝혀가며 나누느라 시간을 들이고 발품을 팔아야 했지만 보람도 즐거움도 한 가득입니다.

“뭐 있느냐? 없으면 주마”하시는 동네 어르신들에게 “물어보지 말고 넉넉하거든 무조건 주시라. 꼭 필요한 분들에게 나누겠다” 했더니 주변 어르신들이 그렇게 나눔을 실천하시면서 본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한 젊은 아낙으로부터 카톡이 왔습니다. “상추도 나눠주시고 해서 집에 밀가루가 많아 저도 나누려고 봤더니 세상에나 유통기한이 다 지나버렸네요. 아깝지만 다 갖다 버려야겠어요.”합니다. 그래서 버리러 나가야겠다는 젊은 아낙에게 농사짓는 분 밭에 뿌리게 버리지 말 것과, 내게 넘치는 것이 있거든 곧장 나누는 것이 지혜라고 조심스럽게 권면해주었습니다. 낯을 가려 누구에게 어떻게 나눠야 할 지 모르겠거든 어르신들 마냥 우리 집 앞에 갖다놓으라 하니 그러마 약속합니다.

내게 넘치는 것이 있어서 나누면 마음에 부담을 덜 뿐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게 넘치도록 있어도 욕심 부려 끌어안고 있으면 마음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결국에는 썩어져 버리게 되는 아픈 결론을 낳습니다.

바쁜 요즘 시대를 살아가다 보니까 나누는 일조차 귀찮고 번거롭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넘쳐나서 썩어져 버리려고 음식물쓰레기통을 향해 가야하는 그 정도의 수고로움만 희생하면 나도 즐겁고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합니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회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주리라”(눅6장38절) 하고 예수님도 나눔을 실천할 것을 당부하고 있네요.

“일평생 서울에서만 살다가 남편 직장 따라 이사 오면서 외로워 어떻게 살아가나 눈물 나게 슬펐는데 서울 친구들에게 요즘 나눔이 풍성한 우리 동네 자랑하고 있다”면서 꼭 한 달 전 이사 온 이웃이 눈물을 거두고 행복한 웃음을 웃습니다.

지금 당장 나누지 않으면 썩어져 버리게 될 지도 모를 무언가가 있지는 않은지 구석구석 점검해보면 좋겠네요! 그리고 아낌없이 나누세요! 내게 넘치는 것 나누면, 음식물쓰레기통이 가벼워지고 눈물짓던 이웃마저도 웃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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