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사막 한가운데 부분적으로 지하수가 솟아나 샘이 만들어진 곳을 오아시스라고 하지요?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멋진 자연쉼터를 만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습니다. 높은 건물로 가득한 도심에서 예상하지 못한 멋진 자연쉼터를 발견하는 순간은 마치 사막 여행길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하는 순간과 똑같을 듯싶습니다. 멀리 보이는 나무숲이 눈에 띈 그 순간, 사막에서 물을 찾아가듯 그곳을 향해 걸어갑니다.
 
도착해 안내판을 찾아보니 이곳은 천안시민체육공원입니다. 그동안 인터넷 지도서비스를 봐도 이곳이 안 나와 있던 것을 보면 새로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검색을 해 보니 2020년 7월부터 선을 보이기 시작한 따끈따끈한 신상공원으로 나옵니다. 천안 시민체육공원이란 이름답게 풋살장, 족구장, 베드민턴 등 생활체육을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봉서산을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잔디광장과 여유롭게 거닐 수 있는 산책로입니다.
  

 
▲도심속 자연쉼터 공간, 천안시민체육공원
 
넓은 잔디광장은 각자 원하는 방식대로 즐길 수 있는 다목적 공간입니다. 쉼터 공간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마냥 휴식을 취해도 좋습니다. 잔디 공간에 자리를 잡고 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천천히 거닐어도 좋습니다. 아니면 이날 이곳을 찾은 어떤 가족처럼 아이에게 연 날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일도 할 수 있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장면 하나 하나가 그냥 자유롭고 평화롭게 느껴지는 평온한 쉼터공간입니다.
 

 
▲천안시민체육공원 잔디광장 주변 풍경
 
조금 더 활동적으로 이곳을 이용하고 싶다면 잔디광장을 벗어나 숲길 산책로를 거닐 수 있습니다. 숲길 산책로는 말 그대로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적당한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첫발을 내딛는 그 순간부터는 잔디광장과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천안시민체육공원이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한 산책길을 걸을 수 있답니다. 
 

 
▲잔디광장 외곽 숲길 산책로 풍경
 
현시점에서 이곳 우점종은 까치입니다. 곳곳에 만들어져 있는 까치집 숫자를 봐도 그렇고, 길을 걷는 내내 가장 많이 마주친 횟수를 봐도 아직은 까치 세상입니다. 하지만 공원 공사가 끝난 시점, 이곳 규모, 공원 배후에 있는 봉서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앞으로 이곳은 '도심에서 생물이 서식하고 이동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비오톱'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그런 공간입니다.
 

  
  
▲천안시민체육공원에서 발견한 야생조류 
 
천안시민체육공원 앞쪽, 그러니까 대로변 부근에는 작은 물길이 흐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공원 조경으로 만든 인공수로인 줄 알았는데, 지도를 찾아보니 바로 장재천입니다. 인근 물총새공원을 기점으로 차도 아래로 자취를 감추었던 장재천 물길이 다시 지상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곳입니다. 수많은 자동차가 오가고 바로 옆 물길에서 쇠오리 무리가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묘한 대비를 이룹니다. 마지막까지 멋진 장면을 선물해준 도심 속 자연쉼터 공간이 마냥 고맙습니다. 
 

 
▲천안시민체육공원 앞에서 만난 장재천 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