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다닐 때 강의를 빼먹고 '야구삼매경'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대학의 학생회관 휴게실에 모여 앉아 박찬호 선수의 투구를 TV로 지켜보는 일은 어떤 강의보다 흥미롭고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를 다녀왔는데요, 바로 공주시 산성동에 있는 <박찬호기념관>입니다.
    


박찬호기념관에 처음 방문했을 때 입구에 세워져 있는 커다란 황소 조형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황소 조형물이 '소띠'인 박찬호 선수를 상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와 박찬호 선수는 동갑내기입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더 열렬히 응원했던 시절의 추억이 황소 조형물의 비밀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박찬호기념관에 들어서자 해설사 분이 반갑게 맞아줬습니다. 친절한 안내 덕분에 박찬호기념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거를 꿈꾸며 살았던 옛집이 기념관으로 거듭 태어나게 된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줬던 박찬호 선수는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를 넘어 영원한 국가대표로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가 선수 시절에 사용했던 야구 장비를 직접 보니 대한민국을 대표해 타국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1전시실은 박찬호 선수가 활약했던 야구단의 유니폼과 함께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미국의 메이저리그팀은 물론, 고향으로 돌아와 몸담았던 한화 이글스의 유니폼, 그리고 박찬호 선수가 직접 사용했던 야구용품이 진품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는데요, 흙투성이의 야구화와 글러브는 마치 야구장에서 막 뛰어나온 듯한 느낌마저 주었습니다.
  

 
제2전시실은 박찬호 선수가 공주 중동 시절 사용하던 방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저 작은 유니폼의 주인공이 세계 최고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기본기를 튼튼하게 익힌 공주 중동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3전시실은 박찬호 선수의 모습을 작품화한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고, 제4전시실은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투구한 야구공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LA 다저스 시절의 첫 승부터 시작해 은퇴하기 전까지 박찬호 선수가 투구한 야구공은 모두가 기념비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제5전시실은 LA다저스 외에 박찬호 선수가 몸담았던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즈버그 파이리츠, 오릭스 버팔로스 시절의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6개 구단 유니폼과 함께 현역 시절 그의 활약상을 기념하는 경기 티켓, 배팅 오더 등 볼거리가 전시실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제6전시실은 영상을 통해 박찬호 선수의 주요 경기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박찬호기념관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LA 다저스 구단의 라커룸을 재현해둔 것이었는데요, 코리안 특급으로 활약하던 박찬호 선수의 땀 냄새가 그대로 전해오는 듯했습니다. 스포츠 스타로서의 화려함 뒤에는 피땀이 고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찬호기념관은 야구 꿈나무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입니다. 체험관에서 배팅 연습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공주시가 박찬호 선수와 같은 인재를 꾸준히 발굴하고 육성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봤습니다. 
  

 
박찬호기념관의 전시관과 체험관을 둘러본 후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지난 계절 공주한옥마을에서 보았던 조형물이 전망대에서 조각공원까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힘차게 투구하는 박찬호 선수의 역동적인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박찬호 선수는 은퇴했지만 아직도 현역 못지 않게 공주시 홍보대사 등 많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을 여행지로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공주를 찾는 분들이 많은데요. 박찬호기념관도 찾아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박찬호 기념관 
-위치: 충남 공주시 산성찬호길 19
-관람시간: 10시~8시(매주 월요일, 추석과 구정 당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