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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민 교육의 방향을 묻는다

간디학교, 해외와 만나며 배우다

2019.07.25(목) 14:04:16금산신문(gsnews4700@naver.com)

APDEC 단체사지

▲ APDEC 단체사진


고등과정 2학년들의 해외이동학습 발표회가 열렸다. 단연 관심은 합동 밴드 공연 영상에 집중된다. 한국과 덴마크 청소년들이 함께 미소짓는 공연이 아름답다. 어떻게 함께 곡을 고르고 연습을 하였는지 과정도 소개된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소통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즐겁다.

처음으로 유럽을 다녀온 친구들이다. 영국, 아일랜드, 덴마크에서 7주를 지내다 돌아왔다. 영국 요크셔 지방의 캠프힐을 근거지로 하여,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언어와 예술 그리고 문화를 배웠다. 영국 학교들과 교류도 하고 자원봉사도 했다. 아일랜드에 건너가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2군데의 덴마크 에프터스콜레에서 현지 청소년들과 만났다.
 

덴마크 에프터스콜레

▲ 덴마크 에프터스콜레


아시아의 동쪽끝과 유럽의 서쪽끝이 만났다. 서로의 같음과 다름을 만나며 얻은 배움이 크다. 십여년, 서로 다른 걸 먹고, 배우고, 놀았지만, 함께 어울리며 서로 공감하고 즐기려 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눈에 보이는 피부색과 언어를 넘어 서로의 본질은 비슷하다는 생각에 도달한다. 이렇게 계속 인연을 넓혀갈수 있겠다 싶다. 앞으로 유럽에서의 진로도 고민해보게 된다. 무엇보다도 돌발 상황들을 겪어내며 내면이 더 단단해졌다. 서로 지지고 볶으며 성장하는 과정은 늘 힘겹지만 가장 많이 남는다.

외국인과 감성과 문화를 나누어보는 경험이 언어실력을 가지는 것보다 중요하다. 소통과 공감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실 영어실력이 아니다. 핵심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다. 문을 열고 들어갈 서바이벌 영어는 사실 몇마디면 충분하다. 짧게라도 서로 교감을 통해 안전함과 연결감이 쌓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 느낌이, 다른 만남도 쉽게 시도하게 만들어준다. 감성과 문화를 나누는 경험이 쌓이면 나만의 협소한 세계가 깨지고, 확장된다. 나만의 관점에서 우리들의 관점으로 시야가 바뀌어 간다. 그렇게 툭트인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에 비하면 언어는 중요하지만 도구일뿐이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앞으로 어디에 살건간에 ‘세계시민’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세계는 점점더 빠르게 연결되고 있다. 이미 서울 등 주요도시들은 국제도시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당장 통일이 되지 않더라도 남북교류는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는 세계문명이 서로 만나는 장이 되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의 남쪽과 북쪽 길을 통해서 들어온 세계인들이 이곳에서 서로 교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지금의 청소년들이 체제, 문화, 종교, 민족의 차이를 넘어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준비하는 것은 어찌보면 시급한 당면 과제라 할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7월, 호주에서 열린 APDEC (Asia-Pacific Democratic Education Conference)은 주목할만한 행사다. APDEC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민주교육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행사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홍콩, 네팔, 인도네시아, 호주 등지에서 15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이 모였다. 모두들 학습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서로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참가자는 누구나 자신이 나누고 싶은 주제로 활동부스나 워크숍을 열수 있다. 동시에 열리는 놀이, 토론, 탐방으로 일주일이 북적된다.

유럽친구들과의 만남

▲ 유럽친구들과의 만남


유창하게 영어를 하지 못해도 소통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서로의 다름을 환대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몸에 배인 문화가 함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같은 교육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비슷한 고민을 나누며, ‘연결’의 소중함과 강력함을 체험하게 된다. 서로 마음속 경계를 허물고 하나가 되어가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잘났는가’ 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좀더 기여할수 있는가’이다. ‘다름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환영받는 시공간. ‘세계시민’의 시대는 이미 APDEC에서 시작되고 있다.

올해 가을, 금산 간디학교에는 미국의 고등학생들(오리건 주 포틀랜드 시 VFS)이 방문할 예정이다. 작년 인도에서 열린 IDEC(International Democratic Education Conference, APDEC보다 좀더 큰 규모)에서 만난 인연이다. IDEC이후 간디학교 학생들이 화상통화를 통해 교류를 시도하다가 실제 만남이 성사되었다. 글로벌이 일상이 되어가는 지금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시도라고 할수 있겠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만남이 병행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시차를 넘기 위해, 아침 일찍 통화를 시도하기도 하고, 서로의 과자를 택배로 보내며 나누기도 했다. 서로 영어와 한국어를 화상으로 가르쳐주는 수업제안이 오가기도 했다. 적극적 교류에 늘 장애물이 되는 언어와 비용의 장벽을 동시에 해결해보려는 훌륭한 아이디어다. 앞으로 한국에서 만나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낼지 토론이 한창이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 시도가 아닐수 없다

앞으로 계속 국제교류가 늘어나길 바래본다. 지역과 지역, 그리고 학교와 학교가 연결되는 글로컬(Glocal : Global+Local)의 시도들도 늘어나길 바란다. 마침 유럽에 다녀온 2학년들도 덴마크 친구들을 초대하여 함께 어울리기로 했다. APDEC에서는 세계 청소년 교류행사 (Youth DEC)에 대한 제안도 오갔다. 온라인을 통한 공동의 수업이나 프로젝트의 제안도 무성하다.

바야흐로 ‘교류’가 일상이 된 시대다. 만난다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만나서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갈 것인지에 초점이 옮겨져야 한다. 서로의 시각을 공유하며, 더 나아가 공동의 관점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해보는게 중요하다. 한 학교 한 지역 한 국가의 관점에 갇혀 있어서는 점점 더 답이 없는 시대다.

유라시아 연결의 통로가 될 한반도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세계시민교육의 방향을 토론하며 함께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로의 문을 열고 광장에서 만나자. 함께 도우며 세계시민으로 더불어 성장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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