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벌통에서 수천마리의 꿀벌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어 가슴이 미어진다. 양봉을 수 십 년간 해왔는데 이번처럼 꿀벌이 집단 폐사하는 것은 처음 봤고,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벌들이 대부분 죽어 슬픔이 더하다.”
충남 청양군 운곡면 효제리에서 양봉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이처럼 토로했다.
A씨는 40여년 꿀벌을 키워온 양봉전문가이지만, 수일간 벌들이 떼죽음을 당해 망연자실하고 있다. 꿀벌피해는 지난달 18일부터 발생, 10일이 지난 27일에는 2만 마리가 있어야 하는 벌통에 4000여 마리(20%)만 남은 상황이다.
문제는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적정 개체수가 있어야 하는데 매일 꿀벌이 죽고 있어 벌통 유지가 어려운데다 농가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A씨는 “올해 여름은 폭염과 가뭄으로 농작물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고, 가을로 접어들면서 꽃이 폈다. 문제는 개화시기에 꿀벌에게 피해를 주고 잔류 독성이 장기간 남아 있는 농약을 뿌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농약 판매자는 물건을 판매하기에 앞서 어떤 효과가 있고 살포 시기가 적절한지 농가에 알려야 하는데 제대로 안한 것 같다”며 “꿀벌은 화분수정 등 농작물 성장에 꼭 필요한데 이처럼 죽게 되면 생태계 유지가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청양군농업기술센터는 꿀벌들에게 피해가 있는 살충성분 농약을 사용할 때는 개화시기를 피해 줄 것을 농가에 당부하고 있다.
정경순 농촌지도사는 “농작물을 병해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약제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며 “일반 살충제 성분은 5일이 되면 효과가 사라지는데 이번 경우는 10일 동안 지속돼 피해가 컸다. 농가와 농약판매점은 농약관리법에 따라 약제를 꽃이 피기 전이나 후에 살포해야 꿀벌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