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엔진의 진동이 운전대를 잡은 손끝에서 온 몸으로 전해진다. 긴장감이 고조될 즈음 출발 신호와 함께 질주 본능이 깨어난다. 바람을 가르는 짜릿함과 빠른 속도에서 느끼는 스릴감에 온몸에 전율이 일 정도다. 일상에서 벗어나 이색취미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이들이 있다. 아마추어 카레이싱 동호회 ‘로드헌터 커즈레이싱 팀’(이하 커즈)이다.
 

함께 있으면 에너지 두 배

커즈는 ‘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s(기계적 에너지 회생장치)’에서 이름을 따왔다. 커즈는 여분의 운동에너지를 다른 형태로 저장해 가속이 필요할 때 다시 쓸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말한다. 추월을 시도하거나 뒤따르는 경쟁자와의 간격을 벌릴 때 사용한다. 동호회 커즈 역시 여러 회원의 에너지를 모아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친목 도모·정보 공유까지

커즈는 지난 2015년 12월 자동차와 레이싱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레이싱 동호회다. 모두 남성 회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고 있다. 당진 출신 회원들이 대부분이며 모두 자동차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프로 선수인 남기문 감독 외에는 모두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은 한 달에 한 차례 정기모임을 통해 만나고 있다. 그러나 시합이 있을 때면 수시로 만나 훈련에 임한다. 레이싱 정보 공유는 물론 친목도모까지 살뜰히 챙기고 있다.
 

레이싱하며 되려 겸손해져

회원들은 레이싱의 매력을 ‘겸손’으로 꼽았다. 스릴과 질주를 즐기지만 오히려 레이싱을 하면 할수록 겸손해지는 것이 그 매력이란다. 남기문 감독은 “일반도로와 각도가 완전히 다른 레이싱 써킷(경기장)에 가면 그동안 얼마나 위험하게 운전했는지 반성하게 된다”며 “운전을 험하게 하던 사람도 경기장의 규모와 분위기에 압도돼 주눅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점점 더 겸손해 진다고.

 
난폭·무법운전 ‘NO’

한편 레이싱을 위험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도로 위의 무법자처럼 굉음을 내며 달리는 것을 떠올리곤 하지만 커즈는 경기장이 마련된 곳에서만 레이싱을 연습한다.

남 감독 역시 “도로에서 난폭운전과 소음으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위험하게 운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원래 레이싱은 잘 갖춰진 경기장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덧붙여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 레이싱의 장점”이라며 “레이싱을 안전하게 즐기고,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싶은 마음에 커즈를 창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 차지”

한편 레이싱은 단순히 취미로 하기에는 어려운 종목이다. 스폰서가 필요하기에 커즈 역시 최대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커즈는 매년 7개의 경기에 참여한다. 그 중 2017 KIC-CUP에서 1위와 3위를 거두기도 했다.

이밖에도 남기문 감독이 올해 4월에 열린 2017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GT2 클래스에서 36분34초884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커즈가 이처럼 써킷 위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은 자동차 튜닝 전문업체 로드헌터(대표 김성배)의 후원 때문이다. 남 감독은 “로드헌터 덕분에 커즈의 활동이 가능한 것”이라며 “후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