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요란스럽게도 물들어 마음을 빼앗았던 가을이 언제였냐는듯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이 왔습니다. 시민들의 쉼터이기도 하고, 많은 행사가 열리는 천안삼거리공원의 곳곳에 눈이 쌓여 동화책 속에 들어온 기분입니다.
아직 빨간 단풍에게 이제 겨울이야라며 새하얀 옷을 입혀주고 있습니다.
눈꽃을 보니 겨울바람에 얼어있던 마음조차 활짝 펴지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한걸음씩 쌓은 눈 속으로 발걸음이 옮겨집니다.
얼마전까지도 축제로 흥겨웠던 석상들마저 눈의 나라의 마법에 걸려 시간이 멈춰진 것 같습니다.
가지만 남은 나무에 쌓인 눈은 화려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는 인생의 끝자락같아 서글퍼보입니다.
화려하게 피어있던 억새는 눈의 무게를 못이기고 쓰러져버립니다.
봄, 여름, 가을 내 쉴곳이 되어주었던 의자는 잠시나마 겨울눈의 쉼터가 되어줍니다.
새하얀 눈이 내린 천안삼거리공원의 풍경은 누구의 상처라도 덮어 낫게 해 줄것같습니다.
눈을 보니 한해가 가는것이 더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한해를 시작하면서 했던 자그마한 약속도 못지켰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 뒤돌아보며, 나의 또 다른 봄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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