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린다는 소설 바로 전의 절기인 입동도 지나버린 지금의 아산 시골 풍경입니다.
들녘은 벼 베기가 거의 끝이 나고 가을걷이 막바지 작업에 들어서는 시기입니다.
아직 털지 못한 콩이나 깨 등이 남아있고 농가마다 단감 등을 깎아 말려 곶감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삭막하게 남겨진 논 위에는 조금이라도 흘려진 이삭이 없는가 하면서 새떼들이 앉아있습니다.
그나마 가을배추가 풍요로움을 알리듯 그 크기도 양도 많아 절로 열을 세며 포기를 짐작해 봅니다.
저 멀리 배방산은 붉으락푸르락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배방산만 보면 밀어둔 등반 계획이 자꾸 마음을 따끔하게 만들지만 일상에 산을 탄다는 게 그리 말처럼 쉽지만은 않네요.
이날은 바람도 많이 불어 낙엽도 많이 구릅니다. 원공술 실개천 산책길 끝에 있는 우물을 찾는 기대가 있어 이 길이 재미있습니다. 예쁘게 잘 지운 신식 집들도 좋지만 마을 속 오래된 집들이 더 풍경처럼 다가옵니다.
예로부터 배방산을 병산이라 불리던 배병산곡 표지석이 70년대 토지 정비 중에 발견되어 이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가을 하늘은 파랗고 까치밥을 위해 남겨놓은 감들이 운치 있게 달려있네요.
복잡한 도심 속 삶이 아니라 가능한 일상의 시골길 산책들이 어쩌면 저에게 주는 행운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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