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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 가까운 우리지역에서..

2016.04.04(월) 10:29:17충남포커스(jmhshr@hanmail.net)

 
     
  

4월 2일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에 수선화가 만개해 봄나들이 나온 주민들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했다.

▲ 4월 2일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에 수선화가 만개해 봄나들이 나온 주민들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했다.


각양각색의 들풀이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각양각색의 들풀이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봄나들이, 가까운 우리지역에서.. 사진



지난 주말,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에 수선화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찾아보았습니다. 초입부터 각양각색의 들풀들도 꽃을 피워 아이들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어느 집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손자녀석이 할머니 할아버지 양쪽으로 한 손 씩 붙들고 걷다가 노오란 수선화물결에 눈이 휘동그래지는가 싶더니 냅다 손을 뿌리치고 털썩 주저앉아 꽃을 어루만져 보며 봄을 온몸으로 느껴봅니다.

 

“이렇게 좋은디가 있었댜? 세상에나!”

“긍께, 나만 따라댕기라니께.”

할머니의 감탄에 모시고 나온 할아버지의 어깨가 모처럼 으쓱해집니다.

 

남녀가, 모녀지간에, 혹은 부자지간에 수선화를 배경으로 추억을 담느라 포토존에 줄을 섰습니다.

 

포토존에서 사진 한방 찍어볼까 싶어서 기다리는데 부부의 대화가 참 정겹습니다.

 

“햇빛 쪽으로 얼굴을 돌려야 사진이 어둡지 않게 나오제. 고개 돌려봐.”

“아, 눈이 부셔서 눈을 뜰 수가 없어유~. 후딱 찍어유~. 눈물 나오니께.”

 

비록 주름 자글자글한 아내지만 어떻게든 예쁘게 담아보고 싶어 사진사 남편이 이래 저래 주문을 해보지만 나이를 먹으면 왜 눈은 시리고 자꾸 눈물이 나는지. 강렬한 햇살을 눈에 힘을 주고 노려보지만 졌습니다. 찰칵 하는 순간에 눈을 꾹 감고 맙니다.

 

“다시 찍어. 눈을 왜 감았댜?”

“눈이 부셔서 못혀~꽃이나 실컷 찍어 봬주유~!”

 

다음 순서로 엄마랑 아빠가 나란히 앉았는데 언제 꺾었나 들꽃 한줌 엄마 손에 안겨주고 딸이 사진을 찍어줍니다. 엄마, 아빠 그 언제 어느때보다 행복했을테지요. 이가 다 훤히 드러나도록 웃는걸 보니 그렇습니다.

 

늦둥이 아들 손잡고 꽃길 거니는데 봄바람에 꽃들이 일렁입니다. 어른들은 흙먼지 날린다며 두 손으로 얼굴 가리고 바람을 거부합니다. 그런데 아이의 순수한 동심에 그만 부끄러워지고 맙니다.

 

“바람이 연주를 하니까 꽃들이 맞춰서 춤을 추네요. 보세요. 바람이 세게 연주하면 꽃들도 신나게 몸을 흔들구요, 바람이 약하게 연주하면 꽃들이 아주 천천히 춤을 춰요. 제가 템버린을 흔들어주고, 엄마가 짝짝이를 연주해주고, 아빠가 실로폰을 연주해주면 저 꽃들이 어떻게 춤을 출까요? 다음에 올 때는 꼭 리듬악기를 갖고 와야겠어요.”

 

봄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시인으로 만드는 마력을 가졌습니다.

 

여미리를 벗어나 운산에서 해미로 넘어가는 길목에 개나리꽃길이 볼만합니다. 매년 이맘때 어김없이 찾는 이곳은 언제 보아도 정겨운 길입니다. 마침 점심시간이어서인지 아무도 없는 이 길을 부자가 손을 잡고 나란히 걷습니다. “함께 걸어 좋은 길”을 부르며 걷는 이들에게 천국이 따로 있을까 싶습니다.

 

지난 주말 고속도로는 상춘객들로 몸살을 앓았다지요. 새벽같이 굳이 먼 길 나서지 않아도 우리 지역 가까운 곳에서 여유롭게 봄을 맞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봄나들이, 서두르세요. 모든 근심걱정 덮어놓고 미소 짓게 만드는 마법사 봄이 훌쩍 가버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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