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여행을 자주하면서도 간월암의 일몰을 만나기가 참 힘들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일출이나 일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닌데다 날씨가 좋다가도 일몰 무렵에 갑자기 날씨가 안 좋아진다거나 해가 구름 뒤로 숨어버리면 일부러 시간만 낸다고 될 일도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꽤 괜찮은 일몰을 만난 날이었다.
 

물길이 열려 있어 간월암으로 드나듦은 자유로운 상태였다.
 

늦은 시각이라 간월암 내부는 볼 수 없었지만 일몰 무렵의 주변의 경관만으로도 충분했다.
 

해는 아직 중천이다. 해가 정말 많이 길어졌다.
 

완전한 일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남아있었으므로 사진애호가들이 많이 몰려있는 간월항으로 건너왔다. 해의 위치로 보아 간월암과 해를 함께 담을 수는 없기에 그들의 위치에서는 렌즈에 따라 이런 시선으로 담길 것 같다.
 

언뜻 보면 태양이 바다 아래로 바로 뚝 떨어져버릴 것만 같은데 저 멀리 산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그래서 사진애호가들이 그토록 바라는 오메가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간월암으로 건너와 간월암에서 바라보는 일몰을 맞이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올려놓은 소원돌탑과 함께.
 

그리고 드디어 서서히 태양은 서산으로 조금씩 기울기 시작한다.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귀퉁이만 살짝 남겼다가 이내 사라져버린다.

서산 간월암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