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시내에 볼 일이 있어서 나온 김에 도로 표지판을 보고 그냥 휙~~ 핸들을 틀어 네비에 목적지 찍고 도착!다들 이곳은 연꽃이 만발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더군요.정작 연꽃이 만발할 시기엔 집앞 저수지에 핀 것도 찍을 시간이 없어서 여기는 와 볼 생각도 못했지요.그야말로 얼결에 와보네요.

도로 한켠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내도를 숙지.자연누리성은 1만여 평의 분지에 조성된 정원이며 입장료가 없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설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연잎들.싱싱한 초록빛 뽐내며 방문객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을 연잎은 만지면 바삭 소리가 날 정도로 말라 있습니다.

자연 누리성에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와 골동품 전시장 그리고 향토 음식점도 마련되어 있네요.창고처럼 그냥 툭툭 놓인 풍금, 난로, 농기계를 보며 산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로 향합니다.

골동품 전시장을 지나 양갈래 길에서 일단은 오르막길인 산책로를 걸어 봅니다.

벌써 앙상한 나무 가지고 보이다니... 낙엽이 쌓여 푹신푹신한 산책로입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황금빛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는데 보고 있자니 아름답기도 하고 왠지 슬프기도 하네요. 얼마 전 울 딸이 카톡으로 보내준 시 한편이 생각났답니다.

김종원- 한 사람을 잊는다는 건  

바람이 스쳐가면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파도가 지나가면 바다가 흔들리는데 
하물며 당신이 스쳐갔는데 나 역시 흔들리지 않고 어찌 견디겠습니까

산책로 주변은 구절초와 천년초 재배 단지라고 하는데 계절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막눈이라서인지 그냥 풀밭만 보입니다. 뜬금없이 놓인 공룡 모형이 양념처럼 재미를 돋우네요.

산책로의 끝. 입간판에서 봤을 때는 꽤나 큰 폭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주하고 보니 작고 아담한 규모의 누리성 폭포와 보궁지입니다.

지금은 앙상한 모습이지만 생명 품고 있다가 내년 봄이면 다시 푸르른 빛 한껏 띄울 석창포와 연을 구경하고 다시 산책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갑니다.

느티나무 숲, 겹겹이 쌓인 낙엽.

맑은 누리천 주변에는 붉은 단풍 나무들이 여럿 있어서 제대로 가을빛 만끽합니다.이 밝고 맑은 붉은빛이 좋아서 나무 그늘 아래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있었지요.

맑은 누리천을 건너 백련지로 건너가는 누리교입니다. 9월까지만 해도 싱싱한 연잎이 백련지에 가득했는데 지금은 온몸의 힘을 빼고 편안하게 겨울잠을 자고 있는 모습입니다.해마다 7월에서 9월까지 백련, 수련, 홍련 등이 만개하게 필 때면 연꽃 축제도 펼쳐진다고 합니다.

찾았다 하트!!

백련지 솟은 바위의 모양이 특이하다 했더니 할매바위랍니다.

혼자 생각하며 걷기 좋았던 자연누리성 낙엽길.물론 이 풍경도 부족함이 없었지만 다음에는 가장 싱그러운 모습으로 방문객을 반길 때에 다시 가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