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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삭은 젓갈 맛 같은 강경 여행

중국 유학생들의 강경 방문기

2014.05.28(수) 23:47:18오르페우스(poet31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 건양대학교에서 유학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과 논산시 강경읍을 찾았습니다.

여행은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현장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학습의 연장이기도 하기에 처음엔 유학생들에게 우리 충남지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박물관이나 관광 명소로 떠나는 여행을 계획했었습니다.

그런데 유학생들은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한국의 대표 관광지는 가보았지만 정작 논산 근교를 둘러볼 기회가 없었다며 관광지가 아닌 읍이나 면 단위의 마을에서 한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강경! 저는 무릎을 쳤습니다. 강경은 멈추어버린 시간 속에서 곰삭은 젓갈처럼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근대문화유산과 함께 풍부한 먹을거리도 맛볼 수 있어 유학생들을 데리고 떠나는 여행에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건양대학교 유학생들과 함께 찾은 강경의 맛깔스러운 여행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곰삭은 젓갈 맛 같은 강경 여행 사진


강경을 찾는 이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연수당건재한약방입니다. 연수당건재한약방은 1923년 건축된 전통적인 한식 구조에 일본 건축 양식이 가미된 2층 건물입니다. 1920년대 강경시장을 촬영한 사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로 근대 한옥 상가의 변천 과정을 볼 수 있어 보존의 가치가 크다고 합니다.

건양대학교 국제금융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육도천 학생은 건물의 내부를 관람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이렇게 큰 한약방이 강경에 있었다는 사실에서 강경이 얼마나 번성한 곳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겠다며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곰삭은 젓갈 맛 같은 강경 여행 사진


중국도 일본의 침략을 받았기 때문에 (구)강경공립상고 관사를 찾은 유학생들은 일본식 건물의 느낌이 난다며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이 담겨 있다는 설명을 듣고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건축양식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 흥미를 보였습니다.

(구)강경공립상고 관사는 1931년 지어진 사택 건물로 2007년 4월 30일에 등록문화재 제32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강경의 근대문화유산은 옥녀봉을 중심으로 관람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이곳 관사는 여행객의 발길이 다른 곳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구)강경공립상고 관사는 최근까지 사람이 머물렀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건축양식이 함께 담겨 있어 근대 건축물로서의 가치도 크다고 합니다.

 

곰삭은 젓갈 맛 같은 강경 여행 사진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42호인 강경 북옥감리교회는 강경읍에서 옥녀봉으로 오르는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918년 12월 한옥을 빌려 첫 예배를 드린 후 1923년 지금의 한옥교회를 신축하여 성결교회로 유지되다가 교회가 부흥하여 1957년 홍교리로 이전하면서 감리교로 교파가 바뀌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 양식의 교회로 전통건축 기법에서 근대 건축기술로 변화하는 과정을 알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유학생들은 서양의 종교를 한국의 전통적인 양식으로 변화시켜 받아들인 점에 대해 가치를 인정하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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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 강경읍 북옥리의 옥녀봉은 논산 8경 중 7경으로 선녀들이 내려와 경치를 즐기고 목욕했다는 전설을 간직할 정도로 주변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해발 44m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올라 금강과 논산의 들판, 강경읍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는 근대문화유산들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어 볼거리도 많습니다.

특히 도도하게 흐르는 금강과 강경포구 너머로 저무는 노을은 강경을 찾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강경을 찾기 전부터 금강 너머로 저무는 아름다운 노을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일몰 시각까지 기다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옥녀봉을 내려와야 했습니다.  

곰삭은 젓갈 맛 같은 강경 여행 사진


(구)한일은행 강경지점은 2007년 4월 30일에 등록문화재 제324호로 지정되었으며, 2012년 9월 강경 역사관으로 개관하였습니다. 강경 역사관은 강경의 근대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자료와 강경 지역민들의 생활문화를 살필 수 있는 다양한 소품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방문객에게 강경의 근대문화유산 탐방 코스 안내와 초보 여행객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강경의 특산물인 젓갈을 판매하는 젓갈골목이 형성되어 있어서 곰삭은 젓갈도 맛보고 근대문화유산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건양대학교 패션디자인산업학과에 재학 중인 염로가 학생은 남다른 시선으로 건물에 표현된 미학적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며 옛 건물을 역사관으로 활용해 보존하는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곰삭은 젓갈 맛 같은 강경 여행 사진

강경의 특산물인 젓갈을 맛보는 것으로 강경 여행의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강경 이모네 젓갈 상회(전화 041-745-3510)>에서 유학생들은 난생 처음으로 젓갈을 저장하는 창고에 들어가 김장에 쓰이는 새우젓의 다양한 종류와 숙성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중국에도 젓갈 문화가 있지만 강경처럼 골목마다 젓갈을 판매하는 전문 상점이 있다는 사실에 건양대학교 글로벌경영학부에 다니는 임룡 학생은 많은 흥미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가을에 열리는 젓갈축제에 꼭 참가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곰삭은 젓갈 맛 같은 강경 여행 사진


강경 이모네 젓갈 상회 사장님의 배려로 유학생들은 낙지젓, 조개젓, 오징어젓, 창난젓 등 다양한 젓갈을 맛보았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젓갈인데도 짜지 않고 입맛에 맞다면서 육도천 학생은 낙지젓을 구입했고, 임룡 학생과 염로가 학생은 오징어젓을 무료로 선물 받았습니다. 물론 저도 맛깔나는 젓갈을 덤으로 얻었습니다.

유학생들은 강경의 근대문화유산과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강경의 거리를 거닐며 한국에서의 색다른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이번 방학 때 중국집에 강경의 젓갈을 선물로 사가지고 가겠다며 꼭 다시 강경에 오자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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