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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지 못한 새들의...

이야기이승기가 봤던 가창오리 이제 금강에는 없어......

2013.12.24(화) 11:49:32얼가니(booby9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물음이 이렇게 절박하게 전국을 흔들 수 있을 줄 몰랐다. 편안함 또는 편한 사이의 인사인 '안녕'은 사람들 사이의 친근함의 표시이자 바람이다. 이런 인사를 통해 서로의 안녕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안녕하지 못한 사회에 대한 인식의 전면에 내재되어 있는 듯 해 가슴이 먹먹해지는 때이다. 하지만 말로 서로의 안녕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에 비해 훨씬 안녕하지 못한 존재가 있다.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들이다.  추운겨울이 더 엄혹한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다. 사람도 절박한데 무슨 동물이야기냐고 웃을 수 있지만, 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마디 해보고자 한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학연합야생조류연구회, 한남대 야생조류연구회는 지난 14~15일 금강조사를 진행했다. 매년 진행되는 금강조사에서 안녕하지 못한 새들을 여러 곳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웅포대교와 성당포구에 이르는 구간에서 2011년 200여 마리 이상 서식하던 큰고니(천연기념물 2급, 멸종위기종)는 2011년 99마리로 감소하더니 올해 약 70여 마리로  줄어있었다. 4대강 사업 완공이후 3년만에 1/3이나 줄어든 개체수 이다.
 

금강에 매년 찾아오는 국제보호종이면서 천연기념물 201호 큰고니

▲ 금강에 매년 찾아오는 국제보호종이면서 천연기념물 201호 큰고니

금강하구둑에 매년 40여 마리가 찾아오던 개리(천연기념물 325호, 멸종위기종)도 올해는 한 마리도 관찰되지 않아 금강을 버린 것은 아닌지 안타까움을 남겨주었다. 금강에서 많이 관찰되던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이 현재는 관찰 자체가 쉽지 않다. 지속적인 개발과 인간의 간섭에 새들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서식처를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집을 버리고 길거리로 나앉은 것과 다르지 않은 현실을 매년 격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겨울철새 들이다.

가창오리를 제외하고 매년 6~10만 마리가 찾아오던 금강의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새들의 먹이서식처인 논의 면적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쌀 재배 면적이 2010년에 비해 4.3%가 줄었다고 한다. 실제로 논산, 서천, 군산, 익산, 부여 등에 대규모 논이 하우스 등의 특용작물 시설로 변하거나, 개발로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 과거 추수후 논에 많이 있던 낱알은 곤포사일리지(논에 하얀 비닐로 동그랗게 말아놓은 것)가 개발되면서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낱알까지 수거하여 수익창출이 되면서 겨울철새들의 먹이경쟁은 그야말로 극으로 치닫고 있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먹이경쟁은 겨울철새 개체수 감소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생물다양성협약등을 통해 국가가 낱알 비용을 지원해주는 등의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새들의 휴식처인 강 본류와 바다의 상황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금강의 경우 4대강 사업으로 진행한 준설로 강의 저수로 내에서 휴식할 만한 공간이 사라졌다. 대규모 준설은 새들이 안전하게 휴식을 취하고 채식하는 하중도(하천중간에 형성된 섬 ex : 밤섬)와 모래톱을 없애버렸다. 하중도와 모래톱이 사라진 커다란 물그릇에 불과한 금강에 새들은 이제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 천적을 피해 자리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에 천적인 삵이나 사람들로 부터 피할 곳이 사라진 것이다.
 
또한 깊어진 수심 또한 새들에게는 심각한 피해를 가져온다. 1m 내외의 낮은 물에서 서식하는 물새들에게 준설로 깊어진 2.5m이상의 수심은 서식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잠수가 불가능해 자맥질을 통해 풀부리나 부유물들을 먹고사는 수면성 물새들에게는 깊어진 수심은 심각한 문제가 일 수 밖에 없다. 4대강 사업이전 평균 수심이 60cm였던 금강에는 때문에 수면성오리들이 많이 찾아 왔었다. 1m내외의 수심에서 서식하는 물새인 큰고니의 감소는 이런 서식처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둔치의 대규모 시설설치로 인해 사람과 천적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차단막이 없어지면서 새들은 편안하게 쉴 수도 없다. 매년 금강하구를 찾아오는 가창오리가 올해 전혀 관찰되지 않고 있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다른 새들에 비해 민감한 가창오리는 갈대밭 등이 개방된 공원이 되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람이 거의 이용하지 않는 공원이지만 새들에게는 위협요인이 된 것이다. 몇 년 전 1박 2일을 통해 금강하구에 찾아온 가창오리가 소개되어 유명세를 탓 지만 올해는 금강을 지나쳐 전라도에서 먹이활동을 벌이고 있다.
 

안녕하지 못한 새들의... 사진

▲ 서천에서 수거한 바다쓰레기


바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군산과 장항을 잊는 거대한 다리가 공사 중에 있어 편안하게 갯벌에서 휴식을 취하기는 어렵기만 하다. 또한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가 곳곳에 쌓이고 있고, 서천군등에서 수거를 진행하지만 행정력으로는 역부족이다. 버려지는 쓰레기를 잘못 섭취하여 위에서 쓰레기가 발견되는 살례가 왕왕있는 것이다.
 

기름에 번벅된 갊매기 배가 검게 변해 있다.

▲ 기름에 번벅된 갊매기 배가 검게 변해 있다. 
 
또한 배등에서 유출되어지는 기름은 갯벌과 물을 이용하는 겨울철새들에게는 치명적이다. 기름때는 물로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한번 기름에 묻은 새는 인위적인 기름제거가 없으면 자연에서는 살 수 없다. 깃털이 유지되지 않으면서, 체온유지가 불가능해 죽게 된다. 이번 조사에서도 기름에 묻은 갈매기를 관찰하면서 조사자들은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기름에 묻은 물새를 관찰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조금이라도 기름에 묻은 새들은 체온유지에 문재가 생기기 때문에 환경이 악화되면 가장먼저 죽는다.
 
이렇게 강에서 겨울을 보내는 새들은 안녕하지 못하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만 원앙사촌, 크낙새, 따오기 등이 멸종되었고 많은 새들의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새들의 멸종은 결국 사람들의 멸종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회가 사람의 안녕만을 위협하는 것이 아닌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이제 새들의 안녕을 챙겨야 할 때이다. 사람들의 멸종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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