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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 치료, 힐링이 뭐 별건가

2013.03.31(일) 14:54:04유병화(dbqudghk3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찌뿌두둥...
일요일 오후가 되자 슬슬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내일부터 다시 1주일간 삶의 전쟁터에서 일할 생각에 벌써부터 몸이 알아차리고 긴장 모드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럴 때 잠이라도 더 실컷 자 두자’ 싶은 마음에 거실로 나가 소파에 확 누워 버렸다.

 웽~웽웽웽... 온 집안 창문을 죄다 열어 제끼고 진공청소기를 돌리며 주말 봄맞이 대청소를 하던 아내가 방바닥에서 뒹굴거리는 날더러  “에그, 나가서 걷기라도 좀 하세요. 차라리”라며 핀잔을 준다.

 운동? 그거 사람 사서 하는거 아냐?
 일단 움직이고 꼼지락거리는게 싫어 짐짓 딴청을 피우려 하자 아내가 이번엔 내가 누우려던 거실의 카페트를 확 걷어 내며 재차 나를 내 쫓으려는 자세로 돌변했다. 그러더니 잠시 진공청소기를 멈춰 세운 뒤 웬 신문을 내 앞에 턱 펼쳐 놓았다.

 “심근경색, 월요일 발생 최다”
 한 신문의 건강 코너에 실린 기사와 제목이었다. 우리가 흔히 심장마비로 알고 있는 심근경색이 월요일날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아내는 날더러 그런 일 당하지 않으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재차 바가지 아닌 바가지를 긁었다.

 신문을 찬찬히 읽어 보니 내용이 예사롭지 않다.
 심근경색과 사촌지간인 뇌졸중 같은 급작스런 상황은 우리나라 40∼50대를 넘어서는 성인 남녀들에게는 가장 많이 찾아오는 저승사자 같은 질병인데 이걸 막는 방법은 누가 뭐래도 운동과 걷기라 한다.

 남자들은 회삿일에다가 누굴 만나 술 마시는 비즈니스 덕분에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다보니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는 좋은 조건이라니.

 거기다가 이게 월요일에 자주 일어나는 이유 또한 백번 공감 가는 내용이었다.
 흔히들 말하는 월요병. 이건 머리속에서 “어그그... 싫은 월요일. 내일이면 다시 일터로 가야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꽉 들어차게 되어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면서 시작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스트레스 그거였다.

 월요일이 닥치기 전까지 그런 생각 갖지 않고 푹 쉬며 즐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성격이 털털하고 덜 까칠하며 스트레스 덜 받는 스타일이지만 이건 흔치 않은 경우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월요병은 다 조금씩 있다고 한다.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이다 보니 일요일 오후부터 쌓이기 시작한 그게 결국 출근한 당일인 월요일날 갑자기 심장 혈관을 막아 심장마비를 일으킬수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순간“벽에 * 칠한다”는 말이 퍼뜩 스쳤다. 나이 들어 건강하지 않고 병에 걸려 대소변 가리지 못하면 별수 없이 벽에 똥 칠하며 살아야 하는데 내가 만약 그 꼴이라면?

 이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은 운 좋게 목숨을 건져도 자칫 평생을 대소변 받아 내며 살아야 하는 수가 있는 질환이다.

 ‘에고, 마누라가 내 똥 치우기가 싫구나’
 혼자 농담 같은 생각을 해 보니 풀썩 웃음이 나왔다. 결국 아내의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월요병 치료, 힐링이 뭐 별건가 사진

 

운동화를 신고 가벼운 잠바에 휴대폰은 집에 놔둔채 밖으로 나섰다. 날씨는 화창하니 살랑살랑 봄바람이 볼을 간지럽힌다.

 ‘마누라 잔소리 하기 전에 진작 나올걸. 공기도 상큼하니 괜찮은데 왜 방구석에만 있었을까. 자 이제 슬슬 걸어 볼까나’

 골목길을 돌아 차가 좀 뜸한 곳으로 걷기 시작했다. 구름이래봤자 멀리 보이는 새털구름 한두조각이 전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가볍기만 하다.

 “야, 조오련 선수가 다른거도 아닌 심장마비로 죽을줄 누가 알았냐. 우리가 모르는 스트레스가 많았나 봐. 그러니까 항상 마음 편하게 먹으라니까”

 아시아의 물개라는 별명으로 불리워진 유명한 수영선수였던 조오련씨가 어느날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던 몇 년전. 술자리에서 만난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그러게. 스트레스 받으며 살면 안된다니까.”
 말은 그랬지만 실천 또한 잘 되지 않는게 그것이기도 하다. 그나마 이렇게 집 밖으로 나와 따사로운 햇살을 등에 이고 여유롭게 걷는것도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한다.

 일부러 휴대폰도 놓고 나온건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손에 있으면 괜스레 어디론가 전화 걸어 한마디 해 보고 싶고, 그러다 보면 또 어떤 소식을 듣게 되어 잡념이 생길수도 있다. 심심하니 인터넷도 검색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잠시라도 뇌를 편하게 하지 못한채 혹사 시키게 될 것이다.

 ‘그래, 토요일 일요일엔 휴대폰 집에 두고 밖으로 나와 걸어 보자. 맑은 날엔 푸르른 하늘도 보고, 바람 불면 바람을 맞으며, 비 오면 우산 들고 빗속을 헤쳐 가며 걷고, 마음속으로 편하게 걸어 보자.’

 힐링이 뭐 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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