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초를 졸업하고 올해 여중생이 된 민경아가 어젯밤 내게 전화를 했다. 자신이 연주하는 리코더 소리를 선생인 내게 들려 주고 싶단다. 이른 아침 서둘러 리허설이 한창인 문예회관 대공연장을 찾았다. 호주머니에 초콜릿 세 개를 넣고 공연장을 들어서니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연습하느라 여념이 없다.

▲제2회 태안군 평생학습발표회에서- 태안여중 '목련소리' 리코더부의 연습 장면

태안여자중학교(교장 정용주)는 지난달 31일 천안 학생회관에서 열린 제51회 충남도 중고등학생음악경연대회 리코더 합주부 부문에서 연속 17년째 금상을 수상했다.

태안여중 리코더부(지도교사 임혜옥)는 3학년 전민지학생을 중심으로 59명으로 지난 3월 신입생들을 포함, 새롭게 구성해 동아리 활동 시간은 물론 주말에도 열심히 연습해 17년 연속 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은 것이다.

▲태안여중 리코더부 '목련소리' 임혜옥 지도교사

제2회 태안군 평생학습발표회가 열리고 있는 태안문예회관에서 어렵게 지도교사이자 이날 지휘를 맡은 임혜옥 선생님을 만났다. 13년 전 태안여중에 근무했다가 공주로 전근, 올해 다시 태안여중으로 부임해 오셨다. 인터뷰 요청에 수줍은 듯 입술을 가린다. 13년 전 태안여중에 재직하는 동안 제4회, 5회, 6회 연속 리코드 연주 전국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데 최전선에서 일조를 하신 분이다.

"한 번도 안 놓치고 17년 동안이나 금상을 수상했다는 건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에요. 그때 당시 리코더를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선배들이 후배를 가르쳐 주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정말 다들 열심이었어요. 그때 실력을 전부받은 후배가 다시 음악선생님이 되고 작년에도 태안여중 졸업생 음악교사가 리코더부 지도를 맡는 특별한 일도 있었지요."

선생님만의 교육 철학이나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주 오래 전부터 리코더에 대한 연구를 했어요. 연수에도 적극 참여했고요. 그것이 오늘의 영광을 누리는 큰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한예총에 리코더학과가 생겼는데 우리 아이들이 좀더 이 분야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서 전문가로 거듭났으면 해요. 올 가을부터는 매주 금요일마다 오카리나, 기타, 보컬, 연극 분야와 함께 발표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에요. 반별 리코더 대회를 열었더니 전체 학생들이 리코더에 적극적인 열심을 선보였어요. 대회에만 만족하지 않고 즐겁게 내것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중주팀을 만들어 소그룹 형태로 생활속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생각하고요."

▲2회 태안군 평생학습발표회에서- 태안여중 '목련소리' 리코더부의 연주회 장면

드디어 연주회가 시작되었다.

지도교사의 지휘 아래 <호두까기 인형> 외 1곡을 선보임으로써 큰 박수를 받은 태안여중 '목련소리'! 이들이 앞으로도 천상의 아름다운 음률로 팍팍한 삶을 잔잔한 감동으로 수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