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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착한 가격 국숫집'에서 '천원의 행복'

2011.03.17(목) 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주지하듯 요즘 물가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닙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할까?” 라는 말은 우리네 서민들의 어떤 전매특허성 발언이었지요. 그러나 이제 이런 말을 쉬 꺼내는 서민들은 없습니다.

구제역 파동으로 말미암은 고물가는 시나브로 식당의 삼겹살 1인분의 가격을 8천 원에서부터 무려(!) 1만 원까지 그야말로 대폭 올려놨으니 말입니다. 더욱이 식당에서 먹는 삼겹살은 1인분은 아예 팔지도 않습니다. 이런 가파른 고공행진 물가의 시류를 보자면 1천 원(천 원)으로 과연 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잠시 고민의 닻이 머물게 되는 경우도 있지요.

그런데 곰곰 따져보고 살펴보면 천 원만으로도 천사가 될 수 있고 또한 행복을 느낄 수도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먼저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도 원전 폭발이란 3중고의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 나라 일본의 일본인 돕기 성금에 다만 천 원이라도 기부한다는 건 어쩜 천사의 느낌을 잠시나마라도 누릴 수 있는 계기가 아닐까요?

예전엔 김밥을 한 줄 사 먹을 때도 불과 천 원이면 가능했지요. 그러던 것이 김밥도 한 줄에 1,500 원으로 오른 지 오래이며 맘에 드는 음료수를 한 병 마실라 쳐도 천 원으론 흡족한 음료의 선택이 불가능한 시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요즘도 곰곰 따져보고 살펴보면 천 원의 행복을 공유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 자주 가는 모 재래시장의 안에는 지금도 한 그릇에 불과 천 원 하는 국밥과 역시도 천 원이면 대접에 안다미로(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로 가득 담아주는 막걸리를 파는 식당이 있거든요. 이같은 어떤 ‘패러다임’은 제 고향인 천안이라고 하여 예외가 아닙니다.

항상 인파로 붐비는 천안 고속버스터미널의 뒤에는 천안천 나무다리 건너에 바로 천 원짜리 국숫집이 있다는 거죠! 찐빵과 만두도 파는 이 집은 비록 가건물이긴 하되 그야말로 천사표 마음씨를 지닌 늙수구레의 주인 마나님 덕분에 주머니가 허전한 서민들도 맘껏 저렴한 가격의 국수를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저도 나이가 지천명을 넘고 보니 지인들의 자제 결혼식 청첩장을 자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참석해보면 십중팔구 뷔페식 식당에서 밥을 먹게 되지요. 그러나 개인적으론 그보다는 예전처럼 푸짐한 잔치국수에 빨갛게 버무린 홍어 무침회를 먹는 게 훨씬 낫다는 느낌을 지금도 버리지 못 하고 있습니다.

하여간 참 고마운 천 원의 국수를 파는 천안의 국숫집 아줌마는 작금 고물가의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서민의 마음까지를 아우를 줄 아는 정녕 진정한 천사라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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