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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과 천안 호두 단상

천안의 영원한 명물 호두과자 단상

2011.02.17(목) 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다. 이날은 예로부터 달을 보며 소원을 빌거나 쥐불놀이 등으로 분주한 또 하나의 큰 명절이었다. 더욱이 정월 대보름엔 오곡밥과 나물, 부럼 따위를 먹는 풍속이 이어졌다. 어제는 직장에서 오전근무를 마치고 단골식당에 가니 오곡밥에 나물을 가득 상에 차려주는 것이었다.

덕분에 참 요란스레 추웠던 올 겨울 추위에 지친 몸과 마음까지 일거에 훈훈해 지는 느낌이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요즘 같은 시기엔 우리 몸에도 각종의 비타민과 무기질 따위의 보충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라도 어제 맛본 오곡밥과 푸짐한 나물들은 단골식당 주인 아주머니께 진정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동인(動因)에 다름 아니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오곡밥은 찹쌀과 수수, 팥과 콩, 조 등 다섯 가지 이상의 곡식을 사용하여 지은 밥이다. 하여 만날 먹는 하얀 쌀밥과는 또 다른 차별성과 맛을 자랑하기 마련이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여 평소 몸이 차고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수수는 위장을 보호하고 소화를 순조롭게 하며 팥은 비타민 B1이 풍부하여 피로해소와 각기병 예방에도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콩은 신장 기능을 강화하여 주며 배뇨까지 원활하게 하기에 이의 섭취는 다다익선이라 하겠다. 조 역시 수용성 비타민이 풍부하여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하니 이들 곡식을 두루 모아서 오곡밥을 지어 드셨던 선조들의 슬기와 혜안이 새삼 돋보인다는 건 당연지사이겠다. 오늘은 객지서 직장생활을 하는 아들이 온댔다.

그래서 어제 퇴근길엔 재래시장에 들러 호두와 땅콩을 샀다. 정월 대보름에 빠지면 서운한 호두와 땅콩 등의 견과류는 한 해 동안 부스럼이나 종기가 생기지 말고 치아까지 튼튼해지라고 먹는 것이다. 이러한 견과류엔 불포화 지방산과 비타민 E가 함유돼 있어 뇌의 노화를 예방해주고 성인병도 더불어 막아준다고 하니 어찌 사랑하는 아들에게 이를 먹이지 않을 도리가 있었겠는가?

더욱이 호두는 내 고향인 천안의 여전한, 그리고 영원한 명물인 ‘호두과자’의 본산(本山)이자 그 주재료인 터여서 이에 대한 나의 각별한 애정의 감도는 더욱 짙을 수밖에 없었다. 빠른 세월의 흐름은 설날 명절에 버금갔던 정월 대보름의 정취와 문화까지를 시나브로 얼추 증발시키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월 대보름에 먹는 오곡밥과 호두 등의 부럼 음식들은 그 시절의 성대했던,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쥐불놀이의 감흥까지를 싸잡아 떠올리게 한다. 어디 이뿐이랴. 그러다가 급기야는 논에 쌓인 탈곡을 마친 노적가리까지를 삽시간에 불태우는 어떤 스릴까지를 맛보게 하는 정서의 회귀라는 징검다리 또한 정월 대보름만이 지니고 있는 묘미이자 백미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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