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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구계계곡 물놀이 '신선 안부럽네'

◆ 블로그 기자 추천 충남의 여름 휴가지 (4)

2010.07.26(월) 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죽마고우들과 모처럼 물놀이를 갔습니다.
그들은 매달 만나는 50년 지기들이죠.
평소엔 점심을 먹고 술잔을 기울이는 것으로 마치곤 했는데 어젠 달랐습니다.

그건 폭염이 천하를 지배하는 즈음이고 보니 시원한 물가가 그립다는데 이구동성으로 쉬 동의한 때문이죠.
천안에서 출발하기에 앞서 마트에 들러 수박과 복숭아 등의 과일을 한아름 샀습니다.
두 대의 승용차로 출발한 우리는 천안시 풍세면과 광덕면을 지나 충남 공주시 유구읍으로 들어섰습니다.
이미 사전 답사를 온 바 있는 총무 친구는 아예 예약까지를 해 놓는 치밀함의 용의주도함까지를 발휘했지요.

덕분에 헤매지 않고 천안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도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친구들의 물놀이 장소는 충남 공주시 유구읍 구계리에 위치한 구계계곡!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어린이들은 튜브에 올라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고 어른들은 평상에서 닭과 오리요리 등을 먹으며 세족(洗足)을 하는 이도 적지 않더군요.
우리를 위해 물가에 있는 평상에 자리를 내 준 식당 주인께 감사하며 옷을 갈아입곤 즉시로 구계계곡의 물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자 어찌나 시원하고 좋던지요!
이건 뭐 신선이 따로 없는 가히 무릉도원(武陵桃源)의 경지에 다름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심산유곡(深山幽谷)에 다름 아닌 구계계곡은 지척의 마곡사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로 말미암아 ‘청정계곡’에 걸맞게 다슬기와 민물고기들도 무수히 많았습니다.

청정계곡이라 함은 물이 차갑고 맑다는 증표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잠시만 물에 몸을 담가도 한기(寒氣)가 와락 달려들더군요.
처음 보는 아이들과도 금세 어울려 물놀이를 하노라니 이윽고 우리가 먹을 닭요리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물놀이 삼매경에 빠진 저는 여전히 아이들과 노는 게 더 즐거웠습니다!
“물에 안 데리고 왔음 큰 일 날 뻔 했네!”라는 친구들의 야유와 원성(?)에 그만 물을 나와서 음식과 술을 먹었지요.

그러나 그 시간을 최대한 짧게 한 뒤에 이번엔 상류로 이동하면서 다슬기를 잡았습니다.
맑은 물이 아니면 살수 없는 다슬기는 아욱과 된장을 풀어 끓인 다슬기 국이면 숙취해소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건 상식입니다.
아무튼 불과 십 여분 만에 바위 등지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무수한 다슬기를 연방 줍자니 마치 노다지를 캐는 듯한 기분이더군요!

아울러 이처럼 맑고 고운 물이 풍성한 우리나라는 지금도 여전히 명실상부한 금수강산(錦繡江山)이란 예찬까지를 덩달아 떠올리게 되는 연유로 다가왔습니다.
더불어 아침에 눈을 뜨면 맨 먼저 하는 일이 수 십리 길이나 되는 먼 길을 머리에 항아리 따위를 이고 가서 물을 길어오는 아프리카 여인네들의 고단함 일상이 오버랩 되어 오더군요.

그렇다면 마음만 먹으면 금세 맑은 물이 지천으로 흐르는 구계계곡과 같은 좋은 물에서 물놀이를 역시나 맘껏 향유할 수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 얼마나 축복받은 민족이 아니겠습니까!

물은 겸손합니다.
그래서 늘 그렇게 아래만을 향해 묵묵히 흐르지요.
하지만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란 말이 있듯 물은 위에서 누군가 오염을 시키면 아래는 반드시 더 까맣게 오염이 되고 만다는 어떤 교훈과 진리까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늘 그렇게 물을 사랑하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슬기까지를 양수겸장(兩手兼將)으로 지녀야함은 당연지사라 하겠습니다.
어제 가서 맘껏 물놀이를 즐기며 많이 잡았던 다슬기는 결국 모두 놓아 주었습니다.
그건 애당초 식용(食用)이 아닌 그저 놀이로 즐기기 위함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오래 전 지금처럼 무더위가 맹위를 떨칠 즈음에 소문난 계곡에 간 적이 있습니다.
한데 거기로 피서를 온 이들의 거개가 먹고 난 음식물 따위를 계곡물에 마구 버리는 바람에 대경실색을 한 적이 있지요.
물론 그 물에서 수영을 했다가는 단박에 독한 피부병에 걸릴 듯 싶어 서둘러 달아나듯 거길 빠져 나왔음은 당연지사였고요.

진부한 얘기겠지만 맑은 계곡물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소중한 선물입니다.
고로 소중하고 고이 잘 사용하고 이를 후세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야 하는 건 우리 모두의 의무이자 몫이라고 믿습니다.
도리상영(倒履相迎)이란 신을 거꾸로 신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말도 안 되는 행위라는 의미죠.

근데 물을 오염시키는 행위가 바로 ‘도리상영’의 범주가 아닐는지요.
“정말 시원하게 잘 놀다 간다! 우리 내년에 또 오자!”는 친구들의 ‘합창’에서 저는 다시금 맑은 물의 보존은 반드시 필요한 우리네 모두의 부담이자 어떤 숙명이라고까지 여겨졌습니다.

끝으로 어제 너무나(!) 맑고 깨끗한 물에서 한껏 놀다 온, 그래서 여전히 아름다운 수채화로 제 마음 속 깊이에 저장되어 있는 ‘구계계곡’을 찾아가시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천안역 출발을 기준으로 하여 우선 풍세면과 광덕면을 경유합니다.
우측으로 호두과자의 집산지인 광덕산을 바라보며 지방 국도를 통해 공주 지역으로 직진합니다.
광덕산을 지나면 약 20분 거리인데 우측에 중국음식점 간판이 보이는데 그곳 바로 아래가 지금껏 예찬을 아끼지 않은 구계계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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