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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균형발전 위해 세종시청사 위치 변경해야

지역 현안 점검

2012.02.07(화) 관리자()

충남 연기군민은 오는 7월 역사적인 세종특별자치시민이 된다. 이러한 연기군민들로 구성된 민간단체가 최근 시청사 건립 예정지의 위치를 지정한 도시계획에 대해 법원에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지역의 균형발전을 바라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나 몰라라 외면하고 있는 정부(행복도시건설청)의 처사를 바로잡아 달라고 법에 호소한 것이다.
과거 충남도지사를 수차례 역임하고 행정의 달인이라고 불리던 모인이 도지사 시절에 공무원의 부정적인 행태를 지적했던 말 중에 ‘이지고잉(easy going)’이 있다. 일을 쉽고 편하게 처리하려는, 천하태평 또는 무사안일과 비슷한 의미이다. 그는 공무원들에게 ‘이지고잉하지 말라. 어렵고 복잡한 일이더라도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사명감을 갖고 해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요즈음 필자는 세종시청사 입지 문제를 대하는 행복도시건설청 공무원들을 보면서 이 말을 떠올린다. ‘세종시 건설이 또 미적거리면 어쩌나. 시청사 위치는 중요치 않으니 빨리 착공해야 한다’ ‘설계까지 해놨는데 이제 와서 위치를 바꾸면 그동안 들어간 돈과 시간은 누가 책임지나’ 하는 일부의 주장이나 공무원들의 생각도 일응 이해는 간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애초 행정수도가 행정도시로 격하되고 그 마저도 현 정부의 홀대로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아니다’라고 주장을 하는 것은 이곳 세종시에서 낳고 뼈를 묻을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초 세종시 예정지역은 연기군 남부 일부지역이었지만 지금은 조치원읍 등 군(郡) 전역이 포함되어 남북으로 길쭉한 모양새다. 이에 따라 계획대로 시청사를 남쪽 끝에 지으면 최북단 소정면 소정리와 38km나 떨어진 반면 대전시와의 거리는 6km에 불과하다. 특히 세종시와 대전시간 왕복 6차선 대로가 건설 중이어서 오히려 대전 생활권에 더 가까운 형편이다.
시청사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세종시의 상징으로서 지역 발전의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 사업 추진 도중에 관할 면적이 확대 변경된 만큼 시청사 입지도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현 위치를 고집하여 세종시가 아닌 다른 자치단체의 영향을 더 받게 되고, 타 시·도에 사는 공무원이 관내 거주자보다 더 혜택을 보게 된다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요 ‘이지고잉’의 표본 아닌가?
굳이 도시계획 전문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해결책은 자명하다. 이주해오는 정부기관 청사는 계획대로 건립하되 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자치단체 청사는 관할 구역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이다. 이것이 지역 균형발전은 물론 주권재민의 원리에 합당하다. 시·군이 신청사의 위치를 정하는 기준은 해당 자치단체와 지역민의 의사이지 도지사가 아닌 것처럼, 세종시청사의 입지도 세종시민(연기군민)의 뜻에 따르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실무적으로는 어떠한가. 이미 300억원을 들여 시청사 설계를 마쳤다고 하지만, 건물의 모양이나 구조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위치 변경에 따른 입지 여건만 조정하면 되므로 설계 변경 작업만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또 예산은 이미 시청사 건립비로 책정된 국비가 있고, 위치를 수정하더라도 7월 1일 세종시 출범 이후 하반기에 지출을 하거나 명시이월 또는 사고이월을 하면 되므로 문제될 게 없다. 즉 문제는 공무원들의 ‘이지고잉’이지 법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필자는 지역민의 대변자로서 정부에 요청한다. 공공청사는 일단 짓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시작이 중요하다. 나라의 중심이 될 세종시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이곳에 뿌리를 내릴 향후 50만 세종시민을 위해서 비록 성가시고 어렵더라도 바로 지금 옳은 판단을 해달라고 말이다. 산고(産苦)를 모두 겪은 만큼 세종시는 이제 흔들림이 없이 가게 되어 있다. 남은 과제는 제대로 가도록 정성을 다하는 일뿐이다.
세종시는 국가 균형발전의 상징이다. 그런 세종시가 정작 관할 지역의 균형발전을 외면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외지에서 오는 이주민만의 도시가 아니라 원주민과 공존·상생하는 도시이어야 한다. 모쪼록 정부는 주민의 뜻을 잘 헤아려서 안팎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심이 꽉 잡힌 세종시를 건설하기를 기대한다.

유환준/도의회 부의장·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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