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국땅으로 시집와 고생하는 아내를 보면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우리나라 전통혼례로 결혼식을 치르게 돼 정말 기쁩니다.”

연지 곤지를 찍고 곱게 단장한 아내 마선희(38·중국)씨를 바라보며 남편 정양곤(42·동문동)씨가 늦깎이 결혼식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 다문화가족 합동 전통혼례.

22일 오전 10시 서산시 예천동 중앙호수공원에서는 그 동안 형편이 여의치 못해 결혼식을 미뤄왔던 다문화가정 5쌍이 가족과 친지, 이웃 등 300여명이 보는 앞에서 우리나라 전통혼례로 화촉을 밝혔다.

주인공은 오강(47·중국)씨와 김경미(48·동문동)씨 부부, 정양곤(42·동문동)씨와 마선희(38·중국)씨 부부, 김태윤(47·예천동)씨와 누엔티디엠(22·베트남)씨 부부, 이수명(48·팔봉면)씨와 김유경(32·베트남)씨 부부, 박광수(34·장동)씨와 필마비벌리(19·필리핀)씨 부부 등이다.

▲ 다문화가족 합동 전통혼례.

이날 전통혼례는 서산시새마을부녀회(회장 김옥수)가 가정형편이나 경제적 사정 등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가정에 결혼식을 올려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식은 앞놀이마당으로 흥을 돋우고 한국전통혼례국제교류원의 전통혼례(전안례, 교배례, 합근례, 신랑신부 맞절)와 기념촬영, 오찬 순으로 약2시간가량 이어졌다.

사모관대를 쓴 신랑 김태윤(47·예천동)씨는 “아내가 베트남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온 지 4년이나 됐고 홀어머니까지 극진히 모시고 있는데, 정식 결혼식을 올리지 못해 마음 한 편이 무거웠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결혼식을 올리게 돼 기쁘고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 다문화가족 합동 전통혼례.

결혼 6년차인 베트남 신부 김유경(32·팔봉면)씨는 “5쌍이 함께 결혼하니 축하도 5배 기쁨도 5배”라며 “조금 늦었지만 많은 분들의 축복 속에 성대하게 결혼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상곤 시장은 “조금 늦은 만큼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란다.”며 “16만 서산시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 다문화가족 합동 전통혼례.

한편, 서산시새마을부녀회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사정이 여의치 못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가정 5쌍씩을 선정해 전통혼례식을 올려주고 있다.

또 오후 1시에는 장수부부 회혼례가 같은 곳에서 있었다.

결혼 70주년을 맞은 차광순(94·대산읍) 할아버지와 김입분(84) 할머니, 결혼 65주년이 된 이원근(83·음암면) 할아버지와 김양순(81) 할머니 등 2쌍의 어르신부부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백년해로를 자랑했다.

▲ 다문화가족 합동 전통혼례.

▲ 다문화가족 합동 전통혼례.

▲ 다문화가족 합동 전통혼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