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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걷고 싶은 날 여기 어때요?... 봉곡사 천년의 숲길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 595

2024.06.16(일) 16:59:25 | 팅커벨 (이메일주소:redrose-3@hanmail.net
               	redrose-3@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걷고싶은날여기어때요봉곡사천년의숲길 1

천년고찰 들머리엔 대부분 울창하고 걷기 좋은 숲길이 있다. 산림청 주최 '아름다운 거리 숲' 부문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신라 때 창건했다는 고찰 봉곡사는 걷고 싶지 않던 사람도 걷게 만드는 마력이 있어 걷는 것에 취약한 짝꿍손을 잡고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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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봉곡사까지 이어지는 700m 가량의 숲길은 유모차나 휠체어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고요한 숲길엔 맑은 새소리와 바람 소리만 가득 할 뿐 그 어떤 인위적인 소리가 없어 마음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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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소나무 숲길을 상상했는데, 장엄하고 기품 있는 소나무는 분명 맞지만 침엽수의 특성상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은 다 막지는 못한다. 그래도 키큰 소나무 녹음이 만들어준 그늘 덕분에 걷기에는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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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의 굵직한 소나무들이 뿜어내는 정기를 받으며 걷다보면, '봉곡사 천년의 숲'에 대한 이야기와 몸통이 반쯤 잘려나간 괴목, 그리고 웃는게 웃는게 아닌 우리의 아픈 역사의 상처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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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곡사 천년의 숲길은 쉬엄쉬엄 걸어도 왕복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바람을 타고 전해오는 신선한 숲내음, 새들의 지저귐 소리들로 잠들었던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더할 나위가 없지만, 야자나무 매트나 맨발 황톳길로 완성되었더라면 좋았을 길을 아스팔트에게 내어주어 많은 아쉬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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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끝자락에는 아담한 천년고찰 봉곡사가 있다. 부도탑인가 싶어 사찰 들어가기 전 왼쪽으로 보이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보았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승려였던 만공 선사가 큰 깨달음을 얻은 곳으로 이를 기리는 만공탑이 세워졌고, '세계제일' 이란 스님의 친필이 탑 둥근 부분에 새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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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은 없어도 물에 몸과 마음을 씻음으로써 비로소 세속의 욕망에서 벗어나 피안의 세계에 이른다는 상징성을 지닌 다리'태화교' (일명 극락교)가 보인다. 봉곡사에서 오늘은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지 수행자의 마음으로 작은 다리를 건너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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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 무설전- 삼성각 순으로 참배하라고 다리 건너기 전 안내 순서가 있는데시원하게 흐르는 감로수 한모금에 넋을 빼앗겨 바로 옆 계단끝에 있는 불교와 토속신앙이 결합된 공간으로, 칠성·독성을 모시고 있는 삼성각을 먼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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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높지는 않지만 삼성각에서 봉곡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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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라는 이름표를 목에 걸고 있는 걸 보아 절에서 키우는 고양이인듯 한데 밤새 뭘 하고 다녔는지 냥이 녀석 삼성각 앞 벤치 아래서 사람이 다가와도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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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앞에 흔히 있는 탑은 없어도 자연의 싱그러움속에 둘러쌓인 산사는 평온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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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발길도 뜸하고, 산사에 고요한 적막감이 깃들어서인지 요사채 앞 강아지와 고양이도 낮선 사람의 방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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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23호'로 지정된 대웅전은 작아서 볼품이 없거나 너무 커서 위압감을 주지 않고 한 눈에 쏙 들어온다.먼저 만난 삼성각도 문이 활짝 열려 있어 신발 벗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었는데, 이곳 대웅전도 누구나 쉽게 다가올 수 있게 모든 문들이 오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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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대웅전엔 석가모니를 주불로 좌,우로 두분의 부처가 더 모셔져 있는데 봉곡사 대웅전엔 혈혈단신 한분의 부처님만 계신다. 가족건강을 빌고 밖으로 나오니 종무소에 계신 스님께서 떡 먹고 가라고 팥시루떡을 내미신다.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았는지 절에 오면 굶고가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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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무소 모퉁이 정자에 차와 커피가 마련되어 있으니 차도 같이 마시라는 스님. 왠만한 찻집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차와 간식이 준비되어 있어 적잖이 놀랐다. 절에서는 뭘 먹어도 맛있지만, 떡과 같이 먹는 커피한잔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봉곡사 우거진 숲속 산책로인 '천년의숲길'은 이미 힐링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지만 커피 또한 맛집이라고 소문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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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주변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산과 화려하지 않고 절제된 소박함이 묻어나는 봉곡사...
기분좋은 향기에 취해 길지는 않았지만 이곳에서 머무는 시간이 편안함이 되었다. 그냥 걷고 싶은 날 소나무 숲의 상쾌한 바람을 느끼며 '천년의 숲길'을 한번 다녀 오면좋을 듯 싶다.


봉곡사
충남 아산시 송악면 도송로632번길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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