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예학의 대가 김장생의 부인인 순천 김씨의 재실 염선재를 찾았습니다.

염선재는 충청남도 문화재 자료 제316호로 지정되었으며 1882년에 건립되었었습니다. 건물은 정면 4칸·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1882년(고종 19) 건립 당시에는 작은 규모의 제각(祭閣)이었으나 1913년 현재의 건물로 증축되었다고 합니다.



순천 김씨는 김종서 장군의 7대 손녀인데요.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하였고, 17세에 사계 김장생 선생의 후실로 들어와 선생이 돌아가신 뒤 삼년상을 치르고 식음을 전폐하다가 62세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염선재의 정문에는 효열문(孝烈門)이라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효열은 효행(孝行)과 열행(烈行)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순천 김씨는 24살이나 차이 나는 사계 선생에게 시집을 왔는데요. 이는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효행을 실천한 것이고, 사계 선생과 혼인하여 43년간을 살면서 남편을 지성으로 공경하며 6남 2녀를 낳아 모두 잘 키웠고다고 해요. 특히 남편에 대한 내조와 조상을 정성껏 모셨다고 합니다.





염선재 출입문은 여러 개가 있는데요. 정면에 있는 문들은 잠겨져 있어 못 들어 가고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쪽문으로 들어갔답니다. 방문 시 문이 잠겼다고 그냥 가시지 말고 이곳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생각보다 상당한 규모의 재실이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염선재는 앞면 4칸 옆면 2칸 측면에서 보면 여덟 팔(八) 자 모양인 팔각지붕입니다.





좌우로는 동재와 서재, 문간채 등이 있습니다. 염선재는 연산 유림들이 임금에게 글을 올려서 1906년(고종 10)에 나라에서 효열(孝烈)의 정려를 내렸고 정부인(貞夫人)에 봉해졌습니다. 정려각은 정려로서는 드물게 다포 형식을 취하는 등 화려한 것이 특징인데요. 자손들에 의해 부군인 김장생의 재실 ‘염수재’를 이어받아 ‘염선재’라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염선재 건물 왼쪽 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숭열문(崇烈門)과 잠소사(潛昭祠)라는 현판이 걸려있습니다. 잠소사에는 순천 김씨의 위패가 모셔져있는데요. 신성한 공간답게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봄이면 사계고택에 영산홍과 철쭉이 꽃대궐을 이루는데, 이곳 사당으로 오르는 주변에도 영산홍과 철쭉나무가 많이 식재되어 있습니다. 꽃 피는 봄날 사계고택과 함께 방문하면 좋겠습니다.



염선재에서 음식과 차례를 준비한 후 잠소사에서 순천 김씨가 돌아가신 매년 음력 12월 9일에 제를 올린다고 합니다.



높게 쌓아 올린 담장과 수령이 오래된 싱그러운 나무들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해줍니다.





사당에 올라 보니 재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순천 김씨 삶은 양반가 여성의 생활사 일면을 보는 거 같고 조선시대 여성의 출중한 효열(孝烈)의 정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염선재를 돌아보고 나와서 왼쪽 도로변 있는 정려각을 둘러보았어요. 이 정려각은 1976년 김장생의 문중인 광산 김씨 종중이 주체하여 건립했습니다. 규모는 정면·측면 1칸으로 8각의 높은 주춧돌에 둥근 기둥을 세우고 팔각지붕을 올렸으며, 4면에 홍살을 둘렀습니다.



순천 김씨는 절제 김종서의 6대손인 김수연의 딸로 사계 김장생의 계실입니다. 김 씨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3년 상을 마친 후에 자결을 하여 남편의 뒤를 따랐다고 합니다. 1906년(광무 10) 4월 18일 효열(孝烈)의 정부인(貞夫人)에 봉하는 칙명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효열 순천 김씨 정려 내부에는 명정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정려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형식인 다포 형식의 모양을 띄고 있는데요. 그 모양이 화려한 것이 특징입니다. 염선재 순천 김씨의 출중한 효행 절행과 함께 17세기 양반 가정생활사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계룡에 오면 꼭 둘러봐야 할 사계고택과 염선재는 지척에 있습니다. 사계고택에서 계룡고등학교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우측 언덕으로 올라가면 염선재가 위치합니다. 역사적 사실이 전해지는 염선재에서 순천 김씨의 효열 정신을 느껴보면 어떨까요?


염선재
충청남도 계룡시 사계로 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