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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네스코 세계유산 마곡사

비오는 부처님 오신 날의 고즈넉한 마곡사 풍경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567

2024.05.20(월) 10:40:52 | 따뜻한 발자국 (이메일주소:piglet_soo@naver.com
               	piglet_soo@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세계유산마곡사 1

맞아도 싫지 않은 봄비가 부처님 오신 날 오후 종일 내렸습니다.
지난 어버이날 일이 있어 부모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했던 마음이 죄송스러워 부처님 오신 날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고 마곡사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오후 2시 까지는 적당히 흐린 날씨였는데 긴 차량 행렬을 기다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자 마자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우산 없이 마곡사를 찾아 온 사람들은 서둘러 집으로 향하고 급하게 우비를 뒤집어 쓴 우리는 본의 아니게 많은 사람이 빠져나간 고즈넉한 마곡사를 거닐 수 있었습니다.

유네스코세계유산마곡사 2

굵은 빗줄기가 처마 끝에 떨어지는 해탈문을 지납니다.
마곡사의 정문인 이 문을 지나면 속세를 벗어나 불교 세계에 들어가게 되며 해탈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해서 해탈문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굵은 빗줄기를 잠시 피할 수 있던 해탈 문 지붕 밑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해탈'을 바라봅니다. 

유네스코세계유산마곡사 3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었지만, 산새의 푸르름과 알록달록 오색 연등으로 둘러싸인 마곡사는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뽐냈습니다. 어디선가 들었던 '춘 마곡, 추 갑사- 봄에는 마곡사, 가을에는 갑사'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네스코세계유산마곡사 4

절에 오르는 길 내내 굽이굽이 돌던 냇물은 철에 이르러 수많은 연꽃을 피우며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삼밭 골짜기'를 뜻하는 마곡은 처음 이 절이 새워졌을 때 몰려든 사람들이 삼대처럼 빽빽해서 마곡사로 지었다는 말이 헛말이 아닐 듯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임이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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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빗줄기 때문에 반짝반짝 빛나는 냇물 위에서 잔잔하게 흔들리는 연꽃들이 너무나 아름다워 빗소리와 함께 잠시 감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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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마곡사는 공주에 있는 갑사, 동학사와 함께 3대 유명한 절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백범 김구 선생이 이곳에서 승려로 생활했던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 7개 산사 중 한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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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의 염원을 담고 서 있는 석탑이 비를 맞아 촉촉하게 젖어 들고 있었고 아직 푸른 잔디가 올라오지 않은 땅에서는 이 비를 맞고 올라오려는 새싹들의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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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드러지게 위용을 뽐내고 있는 종각과 요사체의 모습을 보고 난 후 대광보전 앞의 5층 석탑을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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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무척 붐볐을 이 곳에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의자들과 가운데 연등으로 둘러쌓인 석탑이 조용히 봄비를 즐기고 이었습니다.
오층석탑은 보물 제 799호로 탑 상륜부가 특이하게 풍마동이라고 하는 청동제로 장식이 된 석탑입니다. 현재 이러한 상륜부의 장식은 다른 탑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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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특별히 차려진 제단 위에 향을 올리려 줄을 서고 대광보전으로 가서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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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 위에 놓인 아름다운 화환들과 우리나라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두리안이 제단 위에 놓인 것이 너무 신기해서 사진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하나하나 정성으로 달았을 연등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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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절의 곳곳을 걸어보며 눈에 담습니다. 이미 신발과 옷이 다 젖어 우비가 제 역할을 못한지 오래지만 얇은 비닐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지금 이 시간 나도 자연 속에 있다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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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임시정부 초대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이 머물다 간 백범당 앞에 향나무도 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명성황후가 시해 된 1896년 일본군을 살해한 살해범으로 낙인찍혀 인천교도소에 사형수로 복역하던 김구 선생은 1898년 탈옥하여 마곡사에서 은신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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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이 세겨진 기념석비와 백범길, 명상 산책길, 송림숲길 등 선생이 스님으로 머물면서 명상했던 흔적들을 따라가 볼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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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를 떠난 지 50년이 지난 후 돌아와 대광보전 기둥에 걸린 [각래관세간 유여몽중사 : 돌아와 세상을 보니 모든 일이 꿈만 같다]라는 글을 보고 감개무량하여 심은 것이 바로 이 향나무라고 합니다. 

갑자기 쏟아진 빗줄기에 한바탕 사람들이 빠져나간 마곡사는 고요하고, 풍족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반쯤은 비를 맞고, 반쯤은 피해보려 애썼던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마곡사를 헤매고 다녔던 우리지만 모두들 '해탈'의 기분을 조금은 느끼며 집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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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비를 많이 맞았는지, 누구 옷이 더 많이 젖었는지 내기를 하듯 차 안에서 쏟아 내린 빗줄기 만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향한 우리는 햇살 쨍한 맑은 날 다시 한 번 오자는 약속을 나누었습니다.

마곡사 주차장으로 향한 출구에 놓인 돌에 적힌 글 하나가 어버이날의 자식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습니다. 

날이 좋던, 좋지 않던 언제나 아름다운 마곡사에 한번 들러보지 않으시겠어요?


마곡사
충남 공주시 마곡사로 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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