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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사람향기]모두 다 힘을 내세요!

2024.05.10(금) 10:04:18 | 충남포커스 (이메일주소:jmhshr@hanmail.net
               	jmhshr@hanmail.net)

사람향기모두다힘을내세요 1




시내를 걷다 보면 임대 광고가 붙은 빈 점포를 흔하게 볼 수 있어서 요즘 경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지인들 가운데 특히 사업하는 사람을 만나면 “얼마나 어려우십니까!”가 서로의 인사가 되고, 어제 마주한 건축 사업을 하시는 분은 삶의 고단함이 부풀어 오른 입술에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었습니다.

“거래처에서 날짜까지 정해주면서 꼭 입금해주겠다고 약속하니까 철썩 같이 믿고 우리 직원들에게도 그때까지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하며 버텨오고 있었거든요. 약속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거래처를 원망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와 같은 입장인 것을 모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분도 받기로 한 돈을 받지 못해 저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입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 지키지 않은 약속 때문에 거래처 사장님도, 저도, 아이에게 치킨을 사주겠다는 약속을 한 우리 직원도 모두 거짓말쟁이가 되었습니다.”

받아야 할 돈은 못 받고, 줘야 할 돈을 주지 못하니까 그동안 가족과도 같았던 사람들이 마음이 흉흉해져 소송을 걸어오고, “무급 휴가에 들어갔던 직원에게는 기다리지 말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고 했다”며 수십 년 이어왔던 사업을 접어야 할 것 같다는 속 깊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밥알을 씹는 것인 지 모래알을 씹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만큼 지쳐있다는 이분에게 감히 어떤 위로조차 해드릴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픔이었습니다.

어려운 사정에 놓인 분이 비단 이 분 뿐 일 리 없습니다. 귀가하는데 아파트 현관 입구에 배달 오토바이가 힘없이 멈추고, 한 어르신이 내리더니 한손에 피자를, 한손에 콜라가 든 비닐봉지를 들고 천천히 걷습니다. 한 건이라도 더 배달하려고 낮은 층은 뛰어올라가기도 하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할 때까지 다음 배달지를 검색하는 등 쉴 틈 없이 용을 쓰던, 지금까지 보아왔던 분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헬멧에 가려져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주름이 가득하고, 누르면 나오지 않을 것 같이 부어오른 손등을 보고 여느 사람들처럼 서두를 수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누가 봐도 건강이 좋아 보이지 않은데 고단한 몸을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고 녹록지 않은 삶의 현장에서 겨우겨우 버티고 선 모습에 마음이 아려올 때쯤 흐르던 정적을 깨고 한마디 하십니다.

“언제쯤 살만 한 세상이 올까요!”

“많이 힘드시지요!”

“하도 답답해서 알지도 못 허는 분한테 제가 이런 말을 하고 있네요!”

힘없이 헛웃음을 웃으며 배달 목적지에 먼저 내리시던 그분의 뒷모습이 서민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속절없이 닫혀버려 ‘힘을 내시라’는 한마디 인사말도 전하지 못한 아쉬움까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힘이 드나요/사는 게 어려운가요/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금방 지나갈 거니까요/돈 때문에 머리가 복잡한가요/뜻대로 되지 않나요/그깟 걱정도 언젠가 지나간대요/툭툭 모두 다 털어버려요/그렇게 걱정 말아요/살다 보면 좋은 날이 와요/모두 다 힘을 내세요’

가수 이찬원 씨의 ‘힘을 내세요’에 담긴 노랫말들이 사는 게 너무 힘에 겨워하는 모두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와요! 모두 다 힘을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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