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지천에 꽃이 피니 마음만 급해진다.
금방 피고 금방 지는 봄꽃들이 차일피일 꽃구경을 미루다 보면 어느새 다 져 버리니 아쉽기 그지없다.
보통 3~5월을 봄이라고 하는데 이상기온으로 5월이 되면 이미 날씨는 여름이다.
그래서인지 봄꽃들도 더 빨리 피고 더 빨리 지는 느낌이다.
따스한 햇살 속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분 좋은 보랏빛 봄에 취해 보는 건 어떨까?
4월중순부터 5월초까지 피는 등나무꽃은 필자가 최애하는 꽃 중에 하나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조금 더 숨은 스팟들을 많이 찾아보고 한 곳이라도 더 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한 등나무꽃 학교 스팟 두번째로 소개 할 곳은 천안에 위치한 용암초등학교!
비밀스럽게 공유해 본다.
예로부터 등나무는 쉼터로 많이 알려져 있어 학교나 공원에 많이 식재되어 있는 듯 하다.
등나무는 폭포처럼 꽃차례가 아래로 향해 피는데 이곳의 운동장 한면을 다 채운 등나무꽃이 자연 그늘막이 되어 아이들의 쉼터로 그만이다.꽃이 져도 풍성한 초록잎으로 여름 내내 아이들의 그늘 쉼터가 되어 줄 예정이다.
등나무꽃 옆으로 화단에 불두화와 아직 남아 있는 철쭉이 여전히 화사하다.
불두화꽃도 풍성하니 애정하는 꽃인데 등나무꽃에 비할 바는 아니다.
화단 아래로 피어 있는 꽃잔디의 향기가 진한 편인데 이곳은 등나무꽃 향기가 더 그윽하다.
햇살에 꽃들이 눈이도록 화사하다.
다른 학교에 비해 등나무꽃 지지대가 꽤 높이 되어 있고 그 아래로 송글송글 알알이 맺힌 등나무꽃이 풍성하게 매달려 있다.
어른 키높이에도 높은 편이니 아래로 많이 내려앉지 않아 꽃이 상할 일은 덜한 편이다.
숨은 스팟은 인적이 없어 오롯이 즐기기 좋다.
유유히 꽃 그늘 아래를 거닐며 보라세상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옅은 보라색 커튼이 쳐진 신비로운 아우라를 풍기는 등나무꽃 아래 앉아 책 한소절 읽고 싶은 날씨다.
그 아래 앉으면 산들산들 부는 바람에 코끝으로 짙은 꽃향기가 스며든다.
이곳은 꽃이 꽤 풍성하고 잘 단장되어 있어 살랑이는 봄바람에 휘날리는 등나무꽃의 풍경으로 인생사진 남기기에도 충분한 곳이다.
보석 같은 꽃들이 주렁주렁 내려온 연보라 배경으로 올 봄의 추억사진 한장 남겨본다.
등나무의 꽃말은 '사랑에 취하다'와 '환영'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봄날의 설렘을 더욱 느끼게 해 주는 듯 하다.
어느새 삼삼오오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보라 커튼 사이로 보이는 운동장 속 아이들의 모습조차 그림처럼 아름답다.
인생의 반토막 이상을 살면서 되돌아보니 초등학교 시절이 제일 걱정없고 즐거웠던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이 부럽고 마냥 좋기만 하다.
이 꽃들도 지나간 세월처럼 곧 지고 나면 아쉬울테니 부러 긴 등나무 아래를 끝에서 끝까지 호젓하게 걸어 보았다.아래로 많이 쳐진 등나무꽃 한송이에 손을 살포시 가져가 쓰담쓰담,향기세수를 해 본다.
쉬이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 아이들 하교후나 주말방문을 권장합니다.
용얌초등학교
충남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1922 용암초등학교 운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