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인데, 이미 벚꽃 여행을 하면서 따뜻한 봄을 보내고 있을 시기인데 추워도 너무 춥습니다. 모든 벚꽃 축제가 일주일 연기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계절이 주는 자연의 신비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요즘, 그래도 제가 사랑하는 예당저수지의 봄은 더디지만 진하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새벽이지만 칼 같은 반영이 싸늘한 아침을 더욱 차갑게 만드는 시간입니다. 짙푸른 색의 저수지에 비치는 앙상한 나목들을 보면서 그래도 봄이 오고 있구나를 실감하게 되는 아침 ~



서서히 아침이 밝아오나 봅니다.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면서 몸도 조금씩 따뜻해지고 물안개도 피어오를 준비를 하는 것인지 안개가 서리기 시작합니다.



신비로운 풍경에 가만히 서서 바라보게 됩니다. 밀림 같기도 한 이국적인 풍경에 감동하게 되는 아침은 졸린 눈을 비비면서 일어나게 만드는 묘약 같은 것이기에 지금도 10여 년이 넘는 아침 풍경을 담아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대견함을 칭찬해 주기도 합니다.
 


붉은 태양빛에 예당저수지가 물들어 가면서 본격적인 아침이 밝아오기 시작합니다. 같은 자리에 있어도 같은 풍경은 하나도 없습니다. 시간이 만들어주는 풍경에 그저 감동만을 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예당저수지 산책로가 이렇게 길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쉬웠는데 여전히 아쉬운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도로를 따라 설치했으면 예당저수지 풍경을 조금이나마 아름답게 볼 수 있었을 텐데, 거대한 가림막처럼 답답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같지만 전혀 다른 풍경, 봄 아침이 만들어가는 다양한 색의 마술에 빠져 헤어날 줄 모르는 시간이 흘러갑니다.





예당저수지를 살아가는 어부의 삶을 봐와서인지 늘 반갑게 인사하고 아침을 함께 열어가곤 했는데 너무 추워서인지 오늘은 늦으시나 봅니다. 그래도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베여있는 작고 낡은 배 한 척이 예당저수지의 아침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줍니다.



멀리 철새들이 분주한 아침을 보내면서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시끄러울 정도로 떠들면서 아침을 맞고 있었는데 그 소리마저 한편의 교향악이 되어 주던 아침 ~~



드디어 해가 떠오릅니다. 기다리던 시간이어서인지 몸이 더 따뜻해지고 마음까지 환해지는 느낌에 안도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사진을 담느라 발이 빠지는 것도 모르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예당저수지의 봄을 담아봅니다. 전혀 어렵지 않고 발도 시리지 않은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올봄에는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일 하나 정도는 만들어 행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나에게 줄 선물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제 물안개가 서서히 피어오르면서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예당저수지는 천의 얼굴을 가진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계절마다 시간마다 다른 풍경으로 많은 사진가들의 멋진 피사체가 되어주고 있어 고마울 따름입니다.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예당저수지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보는 각도와 위치, 빛에 따라 너무 다름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예당저수지를 찾는 분들에게는 천천히 드라이브를 하면서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을 권합니다.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위치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거든요. ㅎ



3월 꽃샘추위가 예상보다 강하게 몰아치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을 거역하지는 못하겠지요. 아마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봄의 기운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중단된 것 같은 봄을 다시 맞아야겠습니다. 춥지만 봄입니다.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예당전수지
충남 예산군 광시면 장전리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