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은 예로부터 양반 고을이라, 가는 곳마다 역사적 인물들의 발자취가 남겨져 있는 곳이 많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홍성 출신의 역사적 인물 사육신 성삼문 선생의 유허지와 유허비 그리고 생가인 노은리 고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유허지란, 선현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곳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곳 충남 홍성 성삼문 유허지에는 선생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사당과 선생의 봉분이 모셔져 있는 묘, 그리고 유허비와 조금 떨어진 곳에 선생의 생가인 노은리 고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중 먼저 선생의 묘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우선 성삼문 선생의 묘에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큰 대리석으로 된 '성삼문 선생 사적기'와 교과서에 나올 만큼 유명한 시 '단심가'가 적혀 있습니다.\

이 몸이 주거가셔 무엇이 될꼬하니,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백설이 만건곤 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사육신 성삼문 선생의 단심가-



선생의 묘가 안장된 곳을 지키는 문의 이름은 '노은단'이라고 합니다. 왜 이름이 노은단이고,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으나, 물어볼 이가 없네요. 혹시, 선생의 호가 노은인가도 생각해 봤는데, 확인해 보니 선생의 호는 매죽헌입니다. 노은하고는 연관이 없어요.



입구 안내판에 보니, 성삼문 선생 유허지를 소개해 주시는 문화관광해설사님이 계시다고 합니다. 해설이 가능한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이고, 매주 월요일은 문화관광해설사님이 휴무라고 하시네요. 가시기 전 미리 041-634-6731로 전화하시어, 문화관광해설사님과 예약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바로 사육신 성삼문 선생의 묘입니다.
 


선생의 묘소가 충남 논산군 가야곡면에도 있다는 것으로 보아, 이 묘는 가묘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여기가 선생의 생가이고, 또 사당이 있어 가묘를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



묘소에서 바라본 사당의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사당을 소개해 드릴게요.



사당의 입구에도 커다란 글씨로 '충절문'이라 적혀 있습니다.이건 얼추 유추가 되는 단어이네요. 바로 성삼문 선생이 충절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으셨으니 말이에요.



기록에 따르면, 성삼문 선생은 단종의 복위 운동을 꾀하다 발각되어 세조에 의해 처형을 당했는데, 지금의 노량진역 부근에서 다리를 꿰뚫고 사지를 찢는 형벌을 받았다고 합니다. 듣기만 해도 끔찍한 형벌인데, 실제로 받은 사람은 얼마나 아팠을까 상상이 안 되네요. ㅜㅜ



선생처럼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목숨을 잃은 이들을 사육신이라 하고, 선생 외에 박팽년, 이개, 하위지, 유응부와 고문 받기 전 자살한 유성원이 있습니다. 사육신이라 해서 네 명인 것이 아니라, 목숨을 잃은 여섯 명의 신하라 하여, 여섯 인물을 이르는 말입니다.



선생의 사당 입구에 세워진 대문에는 충절문이라 적혀 있고, 사당에는 '충문사'라 적혀 있습니다. 충(忠)이란 단어만 읽어 봐도, 굳은 절개가 느껴지는 것 같네요.



이번에는 도로 입구에 세워져 있는 성삼문 유허비를 찾아가 보겠습니다.
유허비란, 유허지와 동일하게 선현의 자취가 있는 곳에 그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비를 뜻하는 말입니다.



충남 여행지 성삼문 유허비 전면에는, 선생이 홍주 적동리(현 홍북읍 노은리)에서 태어난 사실과, 사육신의 결의, 유허비가 세워진 과정 등이 기록되어 있으며, 후면에는, 조선 현종 13년에 선생의 신주가 인왕산 기슭에서 발견된 사실과 그것을 이곳으로 옮기는 과정, 사당 건립, 사육신의 신주 봉안, '녹운'이라는 이름으로 사액된 내용과, '노은'으로의 명칭 변경, 제사를 지내기 위해 조정에서 토지를 내려주었던 사실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하, 노은이란 단어가 여기서 나오네요. 제가 선생의 묘가 있는 곳 이름이 왜 노은단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 유허비를 읽고 나서 그 의문이 풀렸습니다. 역시 문화관광해설사님이 안 계시면, 대신 이것저것 꼼꼼하게 읽어보면 의문이 풀리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유허지에서 약 5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노은리 고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이곳은 충남 홍성 출신의 성삼문 선생이 태어난 생가입니다. 



선생의 생가는 충신의 생가라는 역사적 의의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깊어, 1996년 2월 13일 국가 민속문화재로 지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노은리 고택은 고려시대 가옥 건축의 전통을 계승한 조선 전기의 'ㅁ'자형 집으로, 본체의 북쪽은 지붕 옆면이 여덟 팔자(八)인 팔작지붕, 동쪽과 서쪽은 옆면이 사람 인자(人) 모양인 맞배지붕, 남쪽은 옆면이 삼각형 모양인(△) 우진각 지붕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선생 생가 뒤편으로는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습니다. 풍수지리에는 1도 지식이 없으나, 여기저기 주워들은 잡다한 상식을 토대로 유추해 보건대, 여긴 큰 인물이 태어날 만큼 지세가 좋은 것 같습니다.



작고 아담하고 한적한 동네지만, 충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의 절개가 느껴지는 곳, 오늘 충남 홍성 여행 코스는 바로 사육신 성삼문 선생의 절개가 살아있는 유허지와 생가 노은리 고택이었습니다.



이 글이 역사 인물 코스로 충남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성삼문선생유허비
충남 홍성군 홍북읍 노은리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