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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교육도시 공주에나 있을 법한 모범음식점, '무궁화회관'

2023.06.30(금) 23:53:26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사범대학교 부설중. 고등학교 정문 ▲ 공주사범대학교 부설중·고등학교는 충청감영이 자리 잡고 있던 곳이다. 

 
공주시를 수식하는 단어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는 '교육도시' 공주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방 소도시에 국립공주사범대학교, 국립교육대학교, 국립간호전문대학, 공주영상정보대학이 있었기 때문에 한때는 인근 지역 학생들이 자취와 하숙까지 하면서 유학을 왔습니다. 1960년대 말 국립공주사범대학교는 강북 지역인 신관동으로 이전했고, 여러 차례 교명을 변경한 국립간호전문대학은 현재 국립공주대학교에 합병돼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지금은 그 명성이 예전만 못합니다. 하지만 공주는 여전히 교육도시로서의 위상은 굳건합니다. 교육도시 공주를 입에 올리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국립공주사범대학교 부설고등학교(이하 '공주사대부고')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오늘은 공주사대부고에 입학한 한 학생으로 인해 생겨난 공주의 모범음식점, '무궁화회관'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무궁화회관

▲ 무궁화회관(공주시 당간지주길 263)


무궁화회관은 공주 반죽동 당간지주가 위치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원래는 '무궁화 목욕탕'이라는 상호로 운영되던 목욕탕 건물이라고 합니다. 

무궁화회관

▲ 무궁화회관의 메뉴는 무궁화전골이 전부다.
 

무궁화회관


(메뉴판에 메뉴는 많지만) 지금은 전골 한 가지만 판매하고 있는 한식당으로 업종을 변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언제 식당 문 여셨어요?" 여쭈니, 벽면에 걸어 놓은 사업자등록증을 봐야 정확히 안다고 말씀하시더니, "우리 아들 (공주)사대부고 입학하고 11월부터 시작했어요."라고 덧붙이셨어요.
 

이야기인즉슨 아드님이 명문고등학교인 공주사대부고에 입학했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할 꿈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목욕탕 경기는 점점 안 좋아지고, 학비 부담은 커질 게 뻔해서 목욕탕을 폐업하고 식당을 개업하게 되었다는 말씀이었어요. 손맛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식당은 성업을 이어갔고, 아드님도 3년 뒤에는 서울 소재의 의대에 입학했다고 합니다.
 

무궁화회관

▲ 무궁화회관 내부 전경

 
무궁화 회관은 방과 홀을 합하면 10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규모입니다. 한때 얼마나 장사가 잘됐는지 알게 합니다. 지금은 연로하신 사장님 부부와 직원 한 분이 오전에만 영업을 하고 계십니다. 저녁 장사는 예약을 받는 특별한 경우에만 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아드님을 가르친 선생님들이나 안 사장님 손맛이 그리워 찾아오는 졸업생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무궁화회관

▲ 무궁화회관
 

사인

▲ 무궁화회관은 2020년 TV 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에 소개됐다.


TV조선의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무궁화회관이 소개된 다음에는 의도치 않게 손님이 많아진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허영만 만화가가 '(전략) 슴슴하고 튀지 않는 맛을 유지하는 것이 고맙습니다.'라고 사인지에 쓴 글을 읽으니, 무궁화회관의 인기 비결을 알 것 같았습니다.

백김치▲ 백김치

백김치는 무궁화회관의 26개 반찬의 백미라고 여겨집니다. 앉은 자리에서 혼자서도 한 접시를 모두 비울 수 있을 만큼 맛있거든요.
 

얼갈이

▲ 얼갈이배추김치


마당에 직접 농사지어 담갔다는 배추김치처럼 얼갈이배추도 집에서 재배한 것을 김치로 담근다고 하는데요, 이 또한 무한리필을 부르는 반찬 중에 하나입니다. 제철에 현지에서 조달한 식재료로 금방 만든 음식만큼 맛있는 건 없는데, 얼갈이김치가 그런 반찬이 아닐까 싶습니다.

달걀장조림

▲ 달걀장조림
 

명태 타래

▲ 명태 보푸라기와 멸치볶음, 꽈리고추간장조림 등 밑반찬 종류가 다양하다.
 

나물류

▲ 나물류와 다시마 튀각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계란을 삶고 껍질을 벗겨 간장이 잘 스며들게 불 조절에 신경 쓰며 졸인 달걀장조림, 손 많이 가는 명태 보푸라기, 조물조물 무친 나물류 등 정성이 안 들어간 것이 없습니다.

무궁화회관 전골

▲ 무궁화회관 전골


2인 기준 4만 원인 메인 디쉬, '무궁화전골'은 살코기, 해물, 각종 채소 등을 푸짐하게 넣어 끓이기 때문에 골라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무궁화회관의 한상 차림

▲ 무궁화회관의 한상 차림


테이블에 올라오는 밑반찬은 전부 열거할 수 없을 만큼 그 수가 많습니다. 입맛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러 와도 메뉴 선정에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직접 기른 겉보리로 만든 수제 식혜가 후식으로 내어진다.

▲ 직접 기른 겉보리로 만든 수제 식혜가 후식으로 내어진다.


지나가던 단골이 불쑥 들어와 청한다는 식혜로 식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식혜도 직접 겉보리를 키워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무궁화회관은 공주페이 가맹점이다.

▲ 무궁화회관은 공주페이 가맹점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 문을 나오려는데, 안 사장님은 "우리 집은 잘하는 집은 아닌데, 노력하는 집이에요."라고 겸손하게 말씀하십니다. 그 노력한 맛을 손님들이 기가 막히게 알아채는 것뿐이겠죠.

한 시대를 읽게 하는 한식당, '무궁화회관'에서 물리지 않는 공주의 맛을 제대로 보았고, 자식의 꿈을 응원한 어머니의 헌신으로 운영돼 온 이곳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응원해 봅니다.


무궁화 회관
충남 공주시 박준동
1. 오전 11시부터 식사 가능
2. 휴무일은 일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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