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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충남의 에펠탑은 어디에 있는가?

내포칼럼 - 서창수순천향대학교 교수

2023.05.08(월) 22:07:26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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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상징, 아니 유럽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파리의 에펠탑은, 인류 문명 근대화의 방아쇠를 당긴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하고 파리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1889년에 세워진 324m 높이의 세계적인 명물이다. 18,000여개의 쇳조각을 250만개의 볼트로 조립한 7천톤 무게의 구조물로, 건립 된지 130년이 지난 지금도 건축학적으로나 기계적으로 나아가 예술적으로도 모방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난 명성을 지니고 있다. 여행하면 유럽이고 유럽하면 파리, 파리하면 에펠탑을 빼 놓을 수 없는 것도, 파리가 예술의 도시로 자리를 잡은 것도, 따지고 보면 에펠탑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유명한 에펠탑이 건설 당시에는 정치가들이나 예술가, 학자들까지 탑 건설을 극렬히 반대했다고 한다. 철물로 세워지는 탑을 “유령의 꿈, 창백한 금속 기둥, 지극적인 가로등, 추한 강철 운동기구탑”등으로 표현하며, 고풍스럽고 예술적인 도시 파리 중심가에 무슨 이런 흉물스런 철 구조물이냐고 데모를 하였다고 한다. 모파상을 비롯한 작가들은 건립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고, 많은 예술인들은 합동으로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유명 작가 모파상은 에펠탑 바로 아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자주 먹었는데, 그 이유를 파리에서 유일하게 에펠탑이 안 보이는 곳이 거기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에는 에펠탑이 파리 박람회만 끝나면 철거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고 한다. 

그러나 완공 후 에펠탑에 대한 여론은 급격히 달라졌다. 처음에는 철골구조물이 삭막하고 흉물스럽다던 여론은 철 구조물 곡선이 미려하다며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예술가들은 에펠탑 주변으로 몰려들어 에펠탑을 소재로 예술 활동을 하기 시작하고, 에펠탑 광장에서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일반인들도 에펠탑을 다시 보기 시작하고, 에펠탑이 단지 철 구조물을 쌓아올린 단순 탑이 아니라, 엄청난 설계도면과 치밀한 계획, 고도의 공법이 동원된 걸작임을 알아 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오늘의 세계적 건축물, 최고의 예술작품, 파리를 오늘날의 유명 관광지로 만든 주인공이 되기에 이른다. 여기서 “에펠탑 효과“라는 말이 생겼다. 처음에는 싫어하다가 나중에 좋아하게 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일컫는 말이다. 

197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될 때 건설을 반대하는 데모와 시위가 많았다고 한다. 지금으로서는 왜 반대를 했는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랬다고 한다. 주 이유가 다닐 차도 없는데 왜 이렇게 도로를 넓게 건설하느냐, 영남지역으로만 왜 고속도로를 만드느냐, 지역균형발전에 저해된다는 등의 주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쨌던 고속도로 건설은 강행되었고, 지금은 고속도로 없는 우리나라를 상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반대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가고 지금은 자기 지역에 고속도로가 더 필요하다고 아우성이다. 

지금의 인천국제공항 부지가 발표되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을 기억한다. 1990년 6월, 새로운 국제공항 부지가 영종도로 발표되었을 때,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왜 하필 바다 한 가운데 섬에다가 공항을 만드느냐고 야단이었다.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결정을 했냐고 비난을 하였고, 그렇게 큰 공항이 왜 필요하냐고, 왜 거기다가 천문학적인 자금을 낭비하냐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10년의 장기간 공사를 거쳐 완공된 지금 인천국제공항은 10년 이상 연속 세계우수공항으로 선정되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제관문이 되고 있다.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한 세계 최고의 공항 입지로 동북아의 허브공항이 되었다. 당시 너무 넓다던 공항은 지금도 매년 터미널을 확장하고 부지를 확대 조성할 정도로 좁은 공항이 되었다. 

미래를 내다보고, 주위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미리 볼 줄 알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만 만들지 말고, 미래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미리 알고 미리 만들어야 한다. 130년 전에 구스타브 에펠이 300m 철 구조물을 시내 한 복판에 설계하듯이, 1970년대 먹고 살기도 어려울 때 서울과 부산을 잇는 고속도로를 구상하듯이, 해외여행 가본 사람이 많지 않던 시절에 바다 한 가운데에 대규모 공항을 건설하듯이..우리는 지금 미래를 위해 무엇인가를 설계하고 있는가? 주위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미쳤다고 하면서 반대 데모를 할 만한 무엇인가를 구상하고 있는가?  거기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 

충남의 에펠탑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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