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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충남의 하늘길’ 이왕이면 제대로 열자

출입기자 칼럼 - 김갑수 굿모닝충청 편집국장

2023.05.08(월) 22:02:58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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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이 고향이다. 그것도 면 단위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멀리 가야산이 보였는데 ‘저 너머엔 어떤 세상이 있을까?’ 늘 동경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집안 사정으로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91년 10월 천안으로 이사하게 됐다.

가장 신기했던 건 기차였다. 언젠가는 하굣길에 육교에서 한참 동안 기차를 구경했던 적도 있다. TV 화면으로만 볼 수 있었던 기차였으니 신문물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기차를 실제로 타 본 것은 훨씬 이후의 일로 기억한다.

벌써 30여 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서산에는 여전히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 그나마 삽교천에 이어 서해안고속도로가 놓이면서 ‘교통의 오지’는 면했지만 타 지역과 비교해 보면 크게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인접 태안군에는 여전히 고속도로가 없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모두 없는 지자체는 전국에 2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모르긴 해도 전국에서 기차를 타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 서산과 태안지역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국민이 일상에서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을 누군가는 평생 구경조차 못 하다니 이 얼마나 불공정한 일인가?

서산공항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1997년 서산 제20전투비행단 창단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민항기 취항’을 지시한 이래 마침내 ‘충남의 하늘길’이 열리나 싶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충청도 사투리로 ‘개갈 안 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산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통과가 무산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덕도신공항(28조6000억 원→13조7858억 원)과 광주 군공항(6조7800억 원), 대구·경북 신공항(12조8000억 원)의 경우 정치권이 특별법까지 만들어 예타를 면제할 수 있게 만든 반면 530억 원대에 불과한 서산공항에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게다가 예타 대상 사업의 기준을 현행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역시 반대 여론에 부딪혀 통과를 낙관할 순 없는 상태다.

김태흠 지사가 최근 SNS를 통해 “(예타 제도가 도입된 1999년) 당시 500억 원은 물가상승, 재정규모, 원자재 인상 등을 감안하면 현재 가치로 대략 1300억 원 정도”라며 “국가재정법 개정안 처리를 보류시킨 국회 결정이야말로 ‘선거용 포퓰리즘’”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서산공항 관련 대선공약은 ‘충청권 서해 관문 국제공항 건설’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그동안 추진돼 온 국내선과는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충남도는 국가재정법 개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업비를 500억 원 이하로 낮춰 예타 없이 서산공항을 건설하겠다는 전략을 밝히고 있다. 서산공항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차원에서다.

다만 영·호남 공항 건설에 총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한 서산공항 사업비를 더 줄인다는 것은 자칫 충청인의 정서를 자극할 수도 있는 문제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수록 원칙을 지키는 것이 옳을 때가 적지 않다. 서산공항에 대한 충남도의 전략 역시 그랬으면 한다. 이왕이면 제대로 만들어 우리의 미래세대들이 세계를 무대로 그 꿈을 펼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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