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말기 혼란스러운 틈을 타 멸망했던 백제와 고구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후삼국시대가 막을 올립니다.
이때 등장하는 난세의 영웅들! 바로 견훤과 궁예와 왕건,
경상북도 상주 출신 견훤은 전라도 무진주(광주, 나주)를 중심으로 봉기하여 서기 900년 완산(지금의 전주)에 후백제를 세웁니다. 그리고 궁예, 왕건과 피비린내 나는 혈전을 펼쳐 후삼국 중 가장 큰 세력으로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왕위 계승을 둘러싼 내분 등으로 왕건에 굴복하고 맙니다.
    


충청남도 논산시에는 고려 태조 왕건이 세운 개태사가 있고 견훤왕릉도 있습니다. 그만큼 이곳은 삼국의 각축장이었던 거죠.
연무읍 금곡리에는 큰 무덤이 있는데, 후백제를 세운 견훤의 묘로 알려져 있으며 주변은 견훤왕릉공원으로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견훤왕릉을 찾아서 숲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갖가지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군요. 가을에 단풍이 들면 더욱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불과 몇백m 걸었는데 커다란 묘가 보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래되어 보이는 배롱나무 뒤로 커다란 봉분과 묘비가 보입니다.
‘동국여지승람’에 ‘견훤의 묘는 은진현의 남쪽 12리에 떨어진 풍계촌에 있는데, 속칭 왕묘, 왕총이라고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임종 시 유언으로 완산이 그립다 하여 이곳에 무덤을 썼다 하는데, 실제로 맑은 날에는 멀리 전주의 모악산이 보이기도 합니다.


 
둘레가 83m나 되는 거대한 봉분인 이 묘는 달랑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을 뿐이라서 왕릉으로서는 다소 초라한 느낌이 듭니다.
짧은 역사와 멸망이 그렇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하니 측은한 마음이 듭니다.


 
견훤(甄萱, 867~935)은 뛰어난 장수였으며, 강력한 군주였고, 한때는 가장 강력한 판도를 형성하였으나, 왕건에게 패하고 장남 신검의 모반으로 금산사에 유폐되고 맙니다. 후백제는 결국 나라를 세운 지 45년 만에 고려에 멸망하여 짧은 역사를 마감합니다. 
    

 
견훤왕릉공원에서 바라다본 논산 연무의 들판에 벼가 익어갑니다. 멀리 산줄기가 보이지만 견훤이 그리워하던 완산의 모악산 줄기는 어디인지 찾을 수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견훤왕릉공원에는 단풍나무를 비롯하여 아주 다양한 나무들이 가을맞이하고 있습니다. 


 
단풍이 곱게 물들 때 들르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견훤은 신라 말기 남북국시대 후백제를 건국한 시조이자 마지막 왕입니다. 신라 진성여왕 때 서남해안의 변방 비장으로 있으면서 892년에 무진주를 점령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습니다. 후삼국 분쟁에서 뛰어난 전투력으로 명성을 날렸으나, 자식들 간에 왕위 분쟁이 일어나 장남 신검에 의해 유폐당했다가 도망가 왕건에게 의탁하다가 936년에 사망하면서 후백제는 막을 내렸습니다.
왕건은 유언으로 후백제의 도읍지였던 완산주(전주)가 바라다보이는 곳에 묻히기를 원했고 이곳 논산 연무읍 금곡리에 묻혔습니다.
 
가족과 주변 관리를 잘못하여 짧은 기간 영화를 누린 후 막을 내렸지만, 옛 백제를 재건하려 했다는 견훤의 뜻은 높이 살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논산에 오면 견훤의 묘가 있는 견훤왕릉공원에 들러서 당시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