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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예산 대흥면 의좋은형제공원과 주변 시설들

대흥동헌 아문과 달팽이박물관, 천주교성지

2022.08.18(목) 06:16:14 | 대로 (이메일주소:dried@naver.com
               	dried@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옛날 어느 시골에 형제가 의좋게 살고 있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아마도 이 이야기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의 ‘의좋은 형제’라는 단원에 나오는 첫머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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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되지요.
 
형제는 함께 벼농사를 열심히 지어서 똑같이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형님은 식구가 많으니 식량이 더 필요할 거야.’
형님도 이런 생각을 하지요 ’동생은 새살림을 차렸으니 필요한 게 많을 거야‘
둘은 서로 위하는 마음에 밤중에 볏단을 상대방의 낟가리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러다 결국은 마주치게 됩니다.
 
이때였습니다. 구름 사이에서 달님이 환히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아이구, 형님 아니십니까?"
"아, 너였구나."
이제야 형제는 벼 낟가리가 줄어들지 않은 까닭을 알았습니다.
형제는 저도 모르게 볏단을 내던지고 달려들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얼싸안았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이 부분에서 감동이 와락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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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이다음에 크면 이런 의좋은 형제처럼 살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커서는 그냥 지어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실화였다는 사실을 '의좋은형제공원'에 와보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의좋은형제공원은 충청남도 예산군 대흥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형 이성만의 집, 동생 이순의 집을 비롯해서 관아 거리, 연못, 물레방아 등을 설치하여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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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좋은형제공원은 예산 봉수산 기슭 예당저수지가 보이는 대흥중학교 옆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수많은 비석이 세워져 있어 금방 눈에 뜨입니다. 이 비석군은 조선 전기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시기에 세워진 비석들을 모아 한 곳에서 볼 수 있게 조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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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좋은형제공원이 조성된 계기가 된 것은 바로 물에 잠겨 있던 비석 하나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비석에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까지 예산군 대흥면에 살았던 이성만·이순 형제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것이지요. 몸돌에 새겨진 비문에는 왕이 형제를 기려 상을 내린 사실과 후손에게 모범이 되도록 명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세종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기록돼 구전처럼 내려왔습니다. 그러던 중 기록적인 가뭄이 계속된 지난 1978년, 예당저수지의 물이 빠지면서 형제의 ‘효제비’가 발견되며 실화로 확인되었습니다. 효제비는 1497년(연산군 3년)에 형제의 갸륵한 우애와 효행을 기리고자 만들어진 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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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원 곳곳에는 이상만과 이순 형제의 상이 여러 형태로 세워져 있습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의하면 형제가 모두 지극한 효성으로 부모를 섬겼다고 합니다.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도 형 이성만은 분묘를 지키고, 동생 이순은 아버지의 분묘를 지켰습니다. 3년상을 마친 후에는 아침이면 형이 아우 집으로 가고, 저녁이면 아우가 형의 집을 찾았으며, 한 가지 음식이 생겨도 서로 만나지 않으면 먹지 않을 정도로 효성심과 우애가 깊었습니다. 이에 조정에서 후세인의 모범이 되게 하기 위하여 효제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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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좋은 형제 공원은 충남 예산군 대흥면에 있습니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아름다운 연못과 사시사철 꽃을 피우는 꽃과 나무가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코스로도 추천할만한 곳입니다. 실제 두 형제의 집과 두 형제가 오갔던 거리를 재현되어 있으며, 여기저기에 형제가 소를 몰고 농사를 짓는 모습이 실제처럼 만들어져 있어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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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나란히 황소가 이끄는 수레에 앉아 한가로이 쉬고 있군요. 이곳에는 모든 것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진짜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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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풀공예 작품들도 공원 곳곳에 아름다운 조형물이 되어 오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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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원에는 조선시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모습을 되살려주는 갖가지 조형물과 시설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중에서 '619대흥역'이라는 이름이 걸린 건물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기차역은 아니고 지역 주민들은 물론 누구나 와서 각종 문화 프로그램과 교육을 들으며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센터입니다. 619번 도로가 지나는 지점에 있고, 누구나 편히 머물러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619대흥역'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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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면행정복지센터와 대흥동헌 사이에도 의좋은형제상이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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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면복지센터 옆에는 달팽이미술관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2005년까지 대흥보건지소로 이용되었다가, KBS 드라마 「산 너머 남촌에는」 세트장으로 이용되었던 건물입니다. 슬로시티에 걸맞은 미술관으로 재구성하여 2013년 4월 19일 개관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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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미술관은 대흥 주민들의 사진전과 대흥병원의 역사물 등을 전시한 첫 기획전을 열었고, 짚풀공예 작품전, 슬로시티 참여자 사진전 등 다양한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주민들을 위한 문화 강좌도 수시로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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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수령의 보호수인 느티나무를 사이에 두고 효제비와 대흥동헌이 마주 보고 있습니다.
동헌은 조선시대 지방 관아의 핵심 건물로 이곳에서 지방관이 정무를 보았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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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대흥동헌 및 아문은 대흥 지역의 역사를 증명하는 건축물이자 기본 구조가 잘 남아 있는 예산 지역의 유일한 관아 건축물로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가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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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좋은형제공원 옆에는 또 다른 의좋은 형제를 만날 수 있는 대흥봉수산순교성지가 있습니다.
대흥봉수산순교성지는 봉수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데 김정득, 김광옥 두 형제뿐 아니라 대흥고을 출신의 여러 순교자도 현양하고 있는 성지입니다. 이곳은 2015년 124위 순교복자들의 시복을 기념하고 이들의 신앙과 성덕을 되새기기 위해 성지로 선포되었으며, 박해시대 순교자를 가두었던 형옥 시설인 옥사, 저잣거리, 처형대가 재현됐고 14처가 설치된 임시성당과 감옥이었던 형옥원이 있는 순교성지입니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 보았던 의좋은형제 이야기가 효와 예의 고장 예산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의좋은형제 축제를 개최하여 형제간의 우애를 기리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대흥동헌 아문과 달팽이박물관, 천주교 성지가 있으며 예당호 생태공원, 봉수산자연휴양림이 바로 가까이 있어서 자연과 문화, 역사가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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