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학의 고장 논산에는 배롱나무 명소로 알려진 곳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로 관동리 연산 향교를 방문했습니다. 연산면 사무소에서 연산 천변을 따라 동쪽 2km 가면 북쪽으로 관동리 들어가는 관동교가 나오는데요. 이 다리를 건너 북서 방향 소로를 따라 1km쯤 가면 향교골 북쪽 끝에 연산 향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향교 입구에 도착하면 붉은 기둥의 홍살문을 만나게 됩니다. 홍살문를 지나 향교 오른편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방문하기가 편리합니다.
 

연산 향교는 조선 중기 예학의 대가 사계 김장생과 아들 신독재 김집이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태종대에 현감으로 부임한 박곤이 태조 7년(1398)에 처음 설립하였으며, 그 뒤 여러 차례 보수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 제사를 지내는 공간으로 대성전을 비롯한 동무, 서무가 있고, 교육 공간으로 강당인 명륜당과 학생들의 기숙사였던 동재, 서재가 있습니다. 또한 출입구로 홍살문과 내삼문, 외삼문이 남아 있습니다.

향교는 대부분 문이 잠겨 있는 곳이 많은데요. 이곳 출입문도 잠겨있어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작은 협문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을 들어서자 화사한 배롱나무꽃이 반겨줍니다. 정말 기대 이상으로 수령이 오래된 커다란 배롱나무가 진분홍빛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고택을 지켜온 배롱나무는 고택과 서원 등에 많이 심는 이유는 유생들이 일 년 동안 과오를 털어버리고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화사한 분홍빛 배롱나무꽃과 파란 하늘은 환상적인 조화입니다. 

대성전은 제사를 지내는 공간입니다. 공자를 중심으로 안자, 증자, 자사, 맹자 등 5성을 위패로 모셔있고, 동무에는 송조 2현과 동국 9 현, 서무에는 송조 2현과 동국 9현등 모두 5성 22 현 등 27위의 위패를 모시고 있습니다. 이곳은 유림을 중심으로 해마다 봄 가을 음력 2월과 8월 상정일에 제향을 올린다고 합니다.

배롱나무꽃의 꽃말은 부귀와 헤어진 벗에게 보내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7월부터 9월까지 약 100일간 진분홍으로 아름다움을 연출합니다.

무더운 여름날에 환상적인 화려함을 자랑하는 진분홍 배롱나무꽃을 바라보면 더위에 짜증스럽던 마음도 자동적으로 너그러워 집니다.
 

대성전 앞 명륜당은 유학을 가르치던 강당으로 강학의 장소입니다. 동재와 서재는 유생들이 거쳐하던 곳입니다. 명륜당 뒤편으로 중심부에 내삼문을 두고 내삼문에 들어서면 바로 대성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내삼문 양쪽에는 큰 배롱나무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풍스러운 담장과 배롱나무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배롱나무는 여름의 3대 화목류 중 하나라고 말할 정도로 한여름에 가장 화려하게 꽃이 피는 나무인데요. 예로부터 배롱나무꽃이 너무 아름다워서 선비들의 풍류를 읊는 곳이면 이 나무를 꼭 심을 정도로 아름다운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원이나 향교에는 배롱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예로부터 배롱나무는 나무의 껍질이 얇아 속이 다 비쳐 선비들이 학문을 연구할 때 겉과 속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학문을 연구할 때 다른 마음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배롱나무가 향교에 심어진 이유를 알고 나서 보니 새삼 배롱나무가 다르게 보이기도 했답니다.

현재 연산향교는 충청남도에서 기념물 제119호로 지정하여 관리되고 있습니다. 역대 향교 임원들에 대하여 기록한 중요 문서인 재임안, 선생안, 청금록 등의 다양한 자료가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연산 향교는 여름철에 배롱나무꽂의 명소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산향교 
충남 논산시 연산면 관동1길 8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