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성협동조합, 서산해미향교에서 문화공연 펼쳐
▲ 박도령과 조낭자의 밀회
녹음이 짙어 가는 5월의 끝자락. 은은한 가야금 소리에 춘양가 한 대목이 발길을 끈다.
마루에 앉은 처녀(조혜경 분)는, 가야금을 타며 사랑가로 내심을 드러낸다.
▲ 소슬대문 사이로 보이는 조 낭자의 가야금 타는 모습
해미현에서 풍류를 알고 의기 있는 호협한 사나이로 이름이 난 박 도령(박소정 분)이 가야금 소리에 취해 해미향교로 발걸음을 돌렸다.
은은한 가야금 소리와 함께 흘러 나오는 춘양가 한 대목.
“뉘댁 낭자 목소리가 저리도 청량할까?”
빼꼼히 소슬대문 사이로 들여다 보니 “천상의 선녀가 소리를 하고 있지 않은가?”
춘정이 발동한 박 도령. 소슬대문으로 한 발자국을 들이 밀더니, 한량무로 조 낭자에게 수작을 건다.
“낭자의 가야금 소리가 내 마음을 울렸나 보오~~~.”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멋과 여유를 맘껏 뽐내는 걸음거리, 굿거리-자진모리-굿거리로 이어지는 현란한 춤에 조 낭자는 그만 반해 버린다. 그렇게 ‘해미향교 박 도령의 사랑이야기’는 시작됐다.
▲ 충남문화재단 박소정 이사의 ‘한량무’
몇 해 전부터 마을공동체 탱자성협동조합(이하 ‘탱자성’)에서 문화재청 사업인 생생 문화재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주관은 탱자성협동조합, 서산시 주최, 충청남도 후원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선비, 술을 취取하고 예술에 취醉하다”로 탱자성에서는 며칠 전부터 동동주를 담갔다. 술이 적당히 익어가는 지난 24일. 전남과학대학교 겸임교수이며 조혜경 가야금 원장의 춘향가 대목 중 ‘사랑가’와 함께 충남문화재단 박소정 이사의 ‘한량무’가 선보였다.
관중은 향교에 공부를 하러 오신 어르신들. 동동주와 함께 ‘좋다!~좋아~“를 연발하시며, 흥을 돋았다.
한량이란 벼슬에 오르지 못한 양반으로, 풍류를 알고 의기있는 호협한 사나이의 별명이기도 하였다.
▲ 전남과학대학교 겸임교수이며 ‘조혜경 가야금’ 조혜경 원장이 춘향가 대목중 ‘사랑가’를 부르고 있다.
즉석에서 ’반야심경‘으로 답가를 불러 주시는 어르신. 술담그기와 문화공연이 어우러지는 프로그램 속에서 청춘과 노년이 함께 하는 향교의 변신이 시작됐다.
▲ 동동주를 빚어 논 술독에서 프로그램에 사용할 동동주를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