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세계유산에 등재한 한국의 9개의 서원(書院) 중 하나인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은 1634년에 사계 김장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성리학 교육기관이다.
이 돈암서원은 예학실천의 거점이었으며 그 예학이론이 건축으로 구현된 특징을 지녔다. 사당(숭례사)에는 김장생과 김집, 송준길, 송시열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돈암서원은 주차장도 넓으며 도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성도 뛰어나다. 천천히 걸어서 5분 후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인증서와 유생들이 글을 짓고 토론을 벌이며 휴식하고 교류하는 공간인 ‘산앙루’에 도착한다. 누각에 올라 사방을 조망하면 탁 트인 공간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입덕문을 들어서면 완만한 구릉지에 자리 잡은 돈암서원의 강학 공간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스승과 가르침을 받는 제자들이 예를 바탕으로 하여 공부하고 토론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중앙에 서원 건립 경위 및 배향자의 업적을 기록한 비석인 ‘연산현돈암서원비기’가 보이고, 비석 뒤에는 강학 활동을 하던 ‘양성당’, 좌우에는 유생들이 머물렀던 ‘정의재’, ‘거경재’가 자리 잡고 있다.
문을 들어서서 왼쪽에 보이는 가장 웅장한 건물이 보물 제1569호인 ‘응도당’이다. 이곳은 강학활동을 위한 공간으로서 한국의 서원 중 규모가 가장 큰 강당이라고 한다. 그 ‘응도당’ 안에 있는 ‘돈암서원’이라는 현판은 조선 현종(1660)이 내렸다고 한다.
유생들이 기거했던 ‘거경재’ 앞에는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우리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하얀 고무신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서 프레임에 담아봤다.
웅장한 건축물인 ‘응도당’의 지붕 선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고운 패턴을 이루고 있어서 시선을 멈추고 한참을 올려다봤다. 한국미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잠시나마 황홀했다.
서원을 둘러보며 서원 곳곳을 카메라에 담고 눈에 담았던 하루. 인류 전체를 위해 보존해야할 보편적 가치를 지닌 세계유산인 ‘돈암서원’이 우리 충남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던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