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푸른 서해의 기적, 123만의 위대함 기록하다

충남기행 - 태안유류피해극복기념관

2021.10.15(금) 11:52:36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scottju@korea.kr
               	scottju@korea.kr)

만리포전망타워를 방문한 엄마와 딸. 가까운 곳에 살아서 자주 온다는 모녀는 오늘도 만리포를 조망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 만리포전망타워를 방문한 엄마와 딸. 가까운 곳에 살아서 자주 온다는 모녀는 오늘도 만리포를 조망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어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사진과 자료로 보여주는 전시

▲ 어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사진과 자료로 보여주는 전시



123만 자원봉사자와 어민들이
써 내려간 위기 극복 과정 간직
‘다시 푸른’ 바다가 주는 감동

 
하늘이 어찌 그리 그림 같은지 태안으로 향하는 자동차 안에서 하늘을 보다가 기분이 더 좋아졌다. 구름이 하늘 같고 하늘이 구름 같은 신기한 착시를 경험한 날, ‘태안유류피해극복기념관’에 방문했다. 문득 14년 전 그해 겨울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2007년 12월 7일이었다. 태안군 만리포 앞바다에서 국내 최대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아름다운 바다와 해안가는 원유 1만 2000여㎘가 유출돼 순식간에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고 이 일대 어민들의 생계는 절망으로 뒤덮였다.

태안을 중심으로 넓게는 280㎞나 퍼진 기름띠. 검은 쓰나미가 덮친 막막한 바다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복구에 100년은 걸릴 거라고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10년 만에 태안 앞바다는 예전의 청정한 모습을 되찾았다. ‘서해안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사고 직후 한국 국민은 물론 국내 체류 외국인노동자, 세계 20개국에서 온 1000여 명의 외국인 등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검은 기름이 밀려온 태안의 해변을 닦고 또 닦으며 바다를 살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 덕분이다. 서해는 거짓말처럼 새로 태어났다. 위기에 힘을 모으는 국민과 의로운 사람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의 아름다운 바다를 이 생에서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태안유류피해극복기념관 외부 전경

▲ 태안유류피해극복기념관 외부 전경


이러한 인간승리의 기록을 모아 전시한 곳이 바로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이다.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다. 추운 겨울날 구토가 올라오는 기름 냄새를 감수하고 해안의 돌과 바위를 닦고 또 닦은 자원봉사자들과 어민들의 위기 극복 지혜와 노력이 빛났던 순간들이 그대로 담겨있다. 기록이 증명하는 사진들을 보고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충남도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유류 피해극복과정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올리고자 추진 중이다.

특히 ‘만리포전망타워’에서 바다를 한눈에 조망하니 더 감개무량했다. 아파트 13층 높이의 전망대에서 보는만리포해수욕장 일대 서해의 풍경이란! 탁 트인 시야에 속이 다 씻기는 느낌이다.

오후 10시까지 개장하는데 7시부터 30분 간격으로 9시 반까지 레이저쇼를 선사한다. 월요일만 빼고. 서해 여행지로 급부상할 조짐이다.

감사한 하루였다. 14년 전 혹한과 맞서 태안의 해변을 닦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없었다면 아름다운 서해의 풍경을 지금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까.
/글·사진 노준희 여행작가



 

도정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도정신문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