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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천주교 박해시대부터 교우촌이 형성되었던 수철리 공소

예산 수철리 공소와 라우다또 씨 관상 공동체

2021.10.10(일) 15:57:20 | 유정민 (이메일주소:mm041@daum.net
               	mm041@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문화나 사상·종교가 성립되고 정착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과 시간이 필요했었고, 천주교도 마찬가지로 이 땅에 뿌리를 내리기 까지는 많은 시련이 있었으니, 이를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박해와 순교라 하며 그런 역사적 사실이 있는 곳을 성지(聖地) 또는 사적지(史跡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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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철리 공소

충청남도 내포 지역에는 유난히 천주교 성지가 많은데, 나라의 박해 및 탄압의 눈을 피해 천주교 문물 및 선교를 위하여 배를 통한 왕래가 내륙 깊숙이 바닷물이 흘러 들어오는 내포 지역으로 자연스레 이루어 졌으며, 또한 산의 골이 깊어 많은 신도들이 박해를 피하여 내포 지역 깊숙한 골짜기로 들어와 교우촌을 형성하였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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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철리 성지

내포문화숲길 내포 천주교 순례길의 안내 지도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꽤 유명한 천주교 성지를 연결한 주 노선을 벗어나 한참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수철리 성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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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철리 성지

'한국의 성지와 사적지'에서는 수철리 성지를 수철리 공소라는 사적지로 분류하고 있으니, 이곳에는 수철리 공소라 하겠다. 
공소란, 성당의 규모가 작아 주임 신부가 상주하지 않고 미사가 집전 되지 않는 천주교 공동체 및 건축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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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철리 공소

한국의 천주교 공소 중에는 박해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신앙의 터전이 많으며, 내포 천주교회의 중심지였던 간양리 옛 성당 터와 수철리 공소도 그런 곳 중에 하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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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철리 공소

이곳은 1861년 베르뇌 주교가 조선교구 전체를 8개 본당으로 구분하였으며, 그중에 2개 본당이 내포 지역에 있었는데, 다블뤼 주교가 관할한 홍주를 중심으로 한 상 내포 본당과 랑드르 신부가 관할한 서부지역의 하 내포 본당이 있었고, 간양리, 수철리는 상 내포 본당의 중심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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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철리 공소

그러나, 간양리와 수철리 두 본당은  1866 ~ 1871년에 밀려온 병인박해를 피해 가지 못하고 풍비박산이 나서 해체되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표현은 본당의 해체가 소멸이 아닌 신앙이 내포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기회가 되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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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철리 공소(내부)

이렇게 아름답고 고귀했던 선조들의 피땀 어린 숨결이 담겨있는 공소가 하나 둘 사라지면서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황석두(루가) 성인의 후손들이 박해를 피해 살아온 수철리 공소를 유지하여 과거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치열하게 살았던 흔적을 소박하게나마 되살리고 가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남긴다.

잠시 묵상을 마치고 공소 주변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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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상

2018년 6월 16일 제막식을 마치고 모셔진 예수상이 보이며, 아래로는 천국의 계단이란 글귀가 새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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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의 발자취

예수상 옆으로 작은 연못을 향하는 발자국은 과거 박해를 이기고 순교로 지켜낸 신앙의 발자취를 따르는 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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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파엘호

그 신앙의 발자취를 따라가자, 한국 최초의 신부였던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가 사제 서품을 받고서 우리나라로 돌아올 때 타고 왔던 라파엘호가 작은 연못에 띄워져 있다.

라파엘호는 1845년 4월 30일 제물포를 떠나 상해로 갈 때 타고 갔다가, 8월 17일 사제 서품을 받은 후 8월 31일 3대 조선 교구장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당시) 등 11명의 교우와 함께 상해를 출발하여 조선으로 향하였으며 거센 풍랑을 맞아 9월 28일 제주도 해안(한경면 용수리)에 표류하였고, 다시 배를 정비하여 10월 12일 충청도 황산포(지금의 강경) 부근의 나루터 나바위(전북 익산 나바위 성지)에 무사히 도착하였던 배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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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모상

라파엘호가 띄워있는 작은 연못을 돌아 나오자 성모상이 양손 벌려 반겨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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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철리 공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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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의 종

공소를 돌아 나오며 바라본 처마 밑에는 작은 종이 달려있다.
"땡~ 땡~ 땡~!"
울리는 종소리에 하나 둘 모이던 신자들의 모습이 나의 눈앞에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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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우다또 씨 관상공동체

수철리 공소에서 250m 정도 떨어진 곳에 '성심의 프란치스코 수녀회'에서는 '찬미 받으소서'라는 의미의 라우다또 씨 관상공동체를 이루어 수녀님 몇 분이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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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현재 수철리 공소는 황석두 성인의 후손과 여러 신자들, 그리고 라우다또 씨 관상공동체 수녀님들이 관리하고 지켜주신다는 생각에 조용히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살며시 밀고 들어갔던 공소 안의 짧은 시간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으며, 깊어가는 가을에 조용한 시간을 갖고자 한다면 기억해 볼 만한 곳이라 생각된다.

수철리 공소
 - 충남 예산군 예산읍 수철길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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