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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영화 ‘택시운전사’속 풍경이 그대로

장항선 마지막 간이역 ‘청소역’

2021.10.05(화) 10:03:12 | 장군바라기 (이메일주소:hao0219@hanmail.net
               	hao021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장항선의 마직막 간이역 '청소역'
▲ 장항선의 마직막 간이역 '청소역'

인기 있는 영화나 TV드라마 촬영지는 관광지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오랜 시간 대중에 노출돼 호의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됩니다. 가을연가의 촬영장인 ‘남이섬’이 대표적인데요, 충남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충남에는 약 700여 곳의 영화촬영지가 영화드라마 제작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휴일을 맞아 오서산을 가는 길에 2017년 배우 송강호가 주연을 맡아 천만관객을 불러 모은 영화 ‘택시운전사’의 촬영지인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청소역’을 찾았습니다. 마치 야외 세트장처럼 영화에서 보였던 거리 풍경이 그대로였습니다.

장항선 '청소역'의
▲ 장항선 '청소역'에 마련된 택시운전사 포토존1.
   장항선의 마직막 간이역 '청소역'
▲ 장항선 '청소역'에 마련된 택시운전사 포토존2. 서로 반대배경으로 제작돼 있다. 
 
주말이나 휴가시즌 청소역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자 보령시도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를 위해 역사 인근을 정비하고는 영상물 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차역 왼쪽 광장에는 택시운전사 촬영지를 알리는 포토존이 만들어져 주인공 송강호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송강호의 택시 넘버가 서울이 아니라 충남이어서 웃음을 자아냅니다.

주변 바닥엔 대리석을 이용해 장항선에 속한 철로위의 모든 역명을 새겨 넣었습니다. 얼핏 조잡해보이기도 하지만 청소역에서 천안역과 서울역으로 향하는 기차모형이 철길위에 세워져 있고, 기차통학을 하는 교복 입은 학생들의 모습은 중년의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장항선 노선의 열차역.
▲ 익산에서 천안을 거쳐 용산까지 이어지는 장항선 노선.

장항선의 마직막 간이역 '청소역'
▲ 청소역을 통과하는 장항선 철도 모형

장항선을 이요하는 통학생
▲ 장항선을 이용하는 통학생 퍼포먼스. 중년의 향수를 자극한다.

청소는 보령시 관문입니다. 명칭에서 더러운 곳을 닦아내는 청소(淸掃)로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푸르른 곳(靑所)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청소역은 장항선이 개통되면서 1929년 영업을 시작지만 당시에는 청소면 진죽리에 위치해 ‘진죽역’으로 불리다 1988년 현재의 역명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벽돌로 쌓아올린 흰색 외벽에 기와를 얹은 삼각지붕이 고풍스런 인상을 풍기는 청소역은 1961년 신축돼 장항선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驛舍)입니다. 근대 간이역사의 건축양식이 잘 드러나 있고 원형이 보존돼 건축과 철도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2006년 문화재청으로부터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제305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습니다.

장항선의 마직막 간이역 '청소역'
▲ 간이역인 청소역 이용객은 하루 20여명에 불과하다.

장항선은 개통 이후 아직까지도 많은 구간이 단선으로 운행됩니다. 마주달리다 기차가 충돌 없이 교행하려면 상하행선 중 하나는 역에서 기다리다 마주 오는 열차가 지나간 뒤 통과해야 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교통수단마저 자동차 중심으로 전환돼 이용자가 줄었습니다. 청소역 하루 승객은 20여 명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현재 승차권 발매는 물론 화물취급도 중단돼 인터넷으로 구입하지 않으면 인근 대천 혹은 광천역에서 사거나 열차에 올라타 승무원에게 직접 구입해야 합니다.

장항선은 단선으로 운영돼 역에 대피해야 한다.
▲ 장항선 단선운영 구간은 역에서 마주오는 기차를 피해야 한다. 

열차표
▲ 간이역인 청소역의 대합실. 기차표를 판매하지는 않는다. 

간이역으로 명맥만 유지하다보니 상.하행 4대씩 무궁화호가 하루 8차례만 정차합니다. 장항선이 천안방면(상행) 27회, 익산방면(하행) 27회씩 새마을과 무궁화호가 운행되지만, 청소역은 대부분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장항선의 마직막 간이역 '청소역'
▲ 장항선의 마직막 간이역 '청소역'

장항선은 원래 일제강점기 조선경남철도주식회사가 건설한 민간철도입니다. 1922년 천안역∼온양온천역 구간이 개통되고 1931년 남포역∼판교역 전 구간이 개통되었습니다. 광복을 맞아 국유철도로 전환되면서 장항선으로 개칭된 이후 2008년 군산선 일부를 흡수해 현재 종착역은 전북 익산역입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철도부설은 기본적으로 자원수탈을 위한 것입니다. 장항선 역시 경기평야와 예당평야 쌀을 장항을 통해 일본에 반출하려는 목적에서 건설됩니다. 하지만, 장항선은 여기에 온양온천개발 목적도 있었습니다. 조선경남철도는 1927년 온양온천 경영권도 확보했었습니다.

최근에 청소역은 영화 ‘택시운전사’의 촬영지와 함께 전국 5대 억새밭의 하나인 오서산 등반길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청소역에서 내려 오서산을 등반하는 코스가 잘 정비돼 있기 때문입니다. 오서산은 백두대간 금북정맥의 최고봉(790.7m)이자 서해에서 가장 높아 바닷길의 등대산으로 불립니다. 이달(10월) 말부터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안의 낙조와 은빛 억새능선이 수채화처럼 어우러진 정취를 즐길 수 있어 많은 등산객이 몰립니다. 이때가 청소역에 가장 많은 승객이 다녀갑니다. 이번 가을 청소산 억새밭을 가시려면 장항선 청소역에 내려 ‘택시’를 이용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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